디즈니플러스 11월 국내 진출…OTT 지각변동 오나

디즈니플러스가 11월 드디어 국내에 상륙한다. 강력한 콘텐츠 파워를 자랑하는 만큼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에 작지 않은 파급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플러스는 현재 국내 OTT시장을 호령하고 있는 넷플릭스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토종 OTT 기업들도 또 하나의 글로벌 공룡을 맞아 생존 방법 모색에 적극 나섰다.

디즈니+, 한국진출 공식 발표

월트디즈니 컴퍼니는 최근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디즈니플러스를 11월부터 한국과 홍콩, 대만에서 공식 서비스한다고 발표했다. 디즈니플러스는 현재 북미와 유럽 등 전 세계 61개 국가에서 21개 언어로 서비스하고 있다. 국내 출시와 관련한 자세한 정보는 추후 공개할 방침이다. 최근엔 이동통신 3사에 자사 콘텐츠의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중단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와 픽사, 마블, 스타워즈 등의 영화·TV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OTT다. 최근에는 ‘완다비전’, ‘팔콘과 윈터솔져’ 등의 오리지널 콘텐츠도 빠르게 추가하며 세를 확장하고 있다. 루크 강 월트디즈니 아태지역 총괄 사장은 “디즈니플러스는 탄탄한 브랜드 포트폴리오와 폭넓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아시아 태평양 소비자들로부터 예상을 뛰어넘는 큰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은 넷플릭스가 주도

현재 국내 OTT 시장은 글로벌 서비스인 넷플릭스가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 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이 힘을 모은 ‘웨이브’, CJ ENM의 ‘티빙’, KT의 ‘시즌’, 스타트업 ‘왓챠’, 쿠팡의 ‘쿠팡플레이’ 등 토종 서비스들이 도전하고 있다.

2016년 한국에 진출한 넷플릭스는 그동안 빠르게 성장해 왔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국내 OTT 앱 시장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2월 안드로이드와 iOS 합산 기준 넷플릭스의 월 사용자 수(MAU)는 1001만 명으로 지난해 1월(470만)보다 113%나 증가했다. 이에 비해 웨이브는 395만 명, 티빙 265만 명, U+모바일tv 213만 명, 시즌 168만 명, 왓챠는 139만 명으로 큰 차이가 나고 있다.

다만 최근 넷플릭스의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로 반전을 모색하고 있어 성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웨이브의 경우 2025년까지 1조 원 규모의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티빙은 최근 네이버로부터 400억 원을 투자받고 웹툰·웹소설 등 지식재산권(IP)의 영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디즈니, LGU+와 손잡을까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진출에 있어 또 하나의 관심사는 어느 유료방송 사업자와 협력을 하는가이다. 디즈니플러스는 최근까지 LG유플러스, KT 등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특히 LG유플러스를 유력한 후보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디즈니와는 긍정적으로 협상 중이지만 확정된 바 없다”면서도 “디즈니가 요구하는 고객 편의성 측면에서 자사가 보유한 안드로이드 기반 셋톱에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구글이나 넷플릭스 등 해외 기업과 협업해 성공한 사례들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양사가 좋은 결과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디즈니플러스가 어느 기업과 손을 잡는지에 따라 유료방송 시장은 또 한번 들썩일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2018년 단독 파트너십을 맺고 IPTV에 넷플릭스 서비스를 추가하면서 가입자 확보에 쏠쏠한 재미를 봤다.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 IPTV 가입자는 올해 1분기 처음으로 500만 명을 넘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