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바다와 문화예술이 어우러진 섬 여행 6선

추자도, 추자10경 담은 벽화 눈길
신시모도, 바닷가에 조각품 전시
자연미 보존한 죽도서 힐링 산책
우리나라 섬은 유인도 472개를 포함해 3300개가 넘는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섬이 많은 나라다. 삽상한 바닷바람 속에 다양한 자태를 자랑하는 섬은 그 자체로 멋진 겨울여행 목적지다. 최근에는 섬의 역사와 특색을 살려 예술작품이나 문화유적, 조형미 넘치는 건축물로 한결 깊은 매력을 갖춘 곳들이 생겨났다.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11월 가볼 만한 곳’의 테마는 바로 이런 ‘문화예술이 있는 섬’이다.

색색의 타일로 만든 그림으로 골목을 예쁘게 장식한 제주 추자도의 영흥리 벽화골목.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색색의 타일로 만든 그림으로 골목을 예쁘게 장식한 제주 추자도의 영흥리 벽화골목.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바다를 배경삼은 포토존, 제주 추자도

추자도는 제주도서 배로 1시간 거리의 섬이다. 추자항 뒤쪽에는 제주의 아픈 역사가 깃든 치유의 언덕이 있다. 대서리 벽화골목에서는 추자10경을 담은 벽화를 만날 수 있다. 영흥리에도 색색의 타일로 꾸민 벽화골목이 있고, 묵리 고갯길에는 바다와 섬을 배경 삼은 포토존이 기다린다.

서포 김만중이 유배생활을 했던 남해 노도 선착장에 그의 대표작 ‘구운몽’의 본문 일부를 담아 만든 조형물 ‘서포의 책’.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서포 김만중이 유배생활을 했던 남해 노도 선착장에 그의 대표작 ‘구운몽’의 본문 일부를 담아 만든 조형물 ‘서포의 책’.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서포 김만중의 자취, 남해 노도
노도는 남해 상주면 벽련마을 앞의 작은 섬이다. 남해는 조선시대 유배지였는데 노도는 소설 ‘구운몽’으로 유명한 서포 김만중이 유배생활을 한 곳이다. 김만중은 노도 유배기간 동안 ‘사씨남정기’와 ‘서포만필’ 등을 썼다. 남해군은 김만중의 유적과 이야기를 엮어 노도를 문학의 섬으로 조성했다. 김만중문학관, 서포초옥, 야외전시장, 작가창작실 등이 있다.

여수 장도 잔디광장.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여수 장도 잔디광장.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지붕없는 미술관, 여수 장도
여수 장도는 GS칼텍스의 사회공헌사업을 통해 예술의 섬으로 재탄생했다. 장도에 들어가려면 진섬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섬 주민이 오가던 노두를 활용한 다리다. 물때에 따라 하루 두 번 잠긴다. 장도에는 예술작품 외에 전시관, 전망대 등이 있는데, 그중 관람로가 예쁜 허브정원과 다도해정원이 이곳 자랑이다.

여유로움이 넘쳐 나는 기점 소악도 해변.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여유로움이 넘쳐 나는 기점 소악도 해변.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예배당 12곳 순례자의 길, 신안 기점·소악도
신안군 기점·소악도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유래한 ‘섬티아고’란 별칭이 붙었다. 우리나라와 프랑스, 스페인의 건축 미술가들이 이곳에 예수의 12제자를 모티브로 12곳의 작은 예배당을 지었다. 대기점도와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 딴섬까지 이어지는 ‘순례자의 길’은 예배당을 돌아보며 총 12km를 걷는다. 섬과 섬을 연결하는 노두가 밀물 때 잠기기 때문에 방문 전에 조석예보를 꼭 확인해야 한다.

탁 트인 바닷가에 푸른 하늘을 지붕 삼아 조성해 물때와 파도에 따라 각기 다른 감성을 전해주는 인천 신시모도의 배미꾸미조각공원.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탁 트인 바닷가에 푸른 하늘을 지붕 삼아 조성해 물때와 파도에 따라 각기 다른 감성을 전해주는 인천 신시모도의 배미꾸미조각공원.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바다를 무대 삼은 조각공원, 인천 신시모도
인천 옹진군 신시모도는 신도와 시도, 모도가 다리로 연결된 곳이다. 이곳에는 조각가 이일호의 초현실주의 작품 80여 점을 전시하는 배미꾸미조각공원이 있다. 작품이 바닷가에 있어 파도와 물때에 따라 각기 다른 감성으로 다가온다. 모도는 바닷가에 ‘Modo’라고 쓰인 빨간색 조형물이 사진 명소다. 시도에는 드라마 ‘풀하우스’를 찍은 수기해변이 필수방문코스다. 신도의 구봉산(178m)은 산길이 완만해 트레킹하기 적당하다.

보령 죽도의 상화원을 대표하는 지붕이 있는 회랑은 섬 둘레를 따라 조성했는데 길이가 2km에 달한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보령 죽도의 상화원을 대표하는 지붕이 있는 회랑은 섬 둘레를 따라 조성했는데 길이가 2km에 달한다.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섬 전체가 정원, 보령 죽도 상화원
충남 보령 죽도는 한국식 정원 상화원이 유명하다. 자연을 보존하면서 섬 전체를 정원으로 꾸몄다. 섬 둘레에 조성한 2km의 지붕있는 회랑을 따라 걸으면서 해송과 죽림, 바다의 수려한 경관과 회화, 조형물 등 아름다운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석양정원, 해변독서실, 명상관 등의 시설이 있다. 4∼11월 금·토·일요일과 법정 공휴일만 개방한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