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 선우예권의 첫 음반 ‘모차르트’
- “왜 굳이 모차르트인가?” … 개인적 인연도 밝혀
- 자필 메모 빼곡한 악보, “소장해야 할 이유 하나 추가요”
“이번에 새로 쓴 곡인데 말이죠”하고 모차르트가 피아노 건반을 두드린다. 하늘의 천사들이 갓 구워 내놓은 듯한 선율, 나비처럼 자유분방한 터치, 영롱한 가운데 즐거움과 슬픔을 동시에 머금은 음색. 눈을 동그랗게 뜬 사람들을 하나씩 돌아보면 모차르트가 “까르르” 특유의 웃음을 터뜨린다.
그리고 다시 한번 처음부터 연주를 시작한다. 이번엔 악보를 보지 않는다. 아까와 같은 곡인데 사뭇 다른 느낌이다. 다른 듯 여전한 모차르트. 모차르트의 두 번째 연주.
선우예권의 ‘모차르트’는 모차르트의 두 번째 연주같은 음반이었다.

2017년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선우예권이 3년 만에 자신의 첫 음반을 내놨다. 그동안 대중 앞에서 즐겨 연주했던 슈베르트, 브람스, 슈만, 라흐마니노프가 아닌 모차르트다. 아르투르 슈나벨이 “아이가 치기엔 너무 쉽고, 어른이 치기엔 너무 어렵다”고 했던 모차르트 소나타. 모차르트가 작곡한 18개의 피아노 소나타 중 8번 K310, 10번 K330, 11번 K331, 13번 K333, 16번 K545와 두 개의 환상곡, 론도를 2장의 CD에 담았다.
“왜 굳이 모차르트인가”라는 의문에 대해서는 선우예권이 답을 했다. 선우예권은 “모차르트 음악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듯 단순하고 깨끗한 캐릭터뿐만 아니라 굉장한 드라마가 가득하다”라고 했다.
개인적인 인연도 있다. 미국 커티스 음대를 다니던 10대 중반 시절, 동료들로부터 “잘 하네”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모차르트 연주 덕이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 세미파이널(준결승)에서 연주한 곡은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 21번이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대미문의 세계적 팬데믹에 인류가 신음해야 했다. 선우예권은 “사람들이 잠시 모든 걸 잊고 마음의 위안과 감동을 받을 수 있기를” 희망했고, 그 치유제로 모차르트를 택했다.

선우예권의 모차르트 연주는 과연 ‘선우예권만의 것’이라 해야 할 것 같다. 우리들이 익히 들어온 모차르트의 스페셜리스트들과 비교하면 뭐랄지, 이들의 옆 레인에서 자유형을 하고 있는 수영선수같은 느낌이다. 우아하고 영롱한 터치는 선배들의 것과 다를 게 없지만, 쉼표를 찍듯 슬쩍 슬쩍 밀고 당기는 템포 루바토는 분명 선우예권의 것이다.
선우예권은 의도적으로 두 장의 CD를 구분해 녹음했다. 첫 번째 CD는 장조 곡들을 모았고, 두 번째 CD는 (당연하지만) 단조 곡이 중심이다. 첫 번째 CD는 하루를 활기차게 여는 아침에, 두 번째 CD는 고단한 일과를 마친 이슥한 밤에 듣기에 좋겠다. 단순히 장조와 단조의 구분을 떠나 선우예권이 ‘그렇게 연주한’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모차르트 음반 발매에 맞춰 전국 투어도 잡혀 있다. 12월 30일 광주 문화예술회관에서 전국 투어의 첫 일정을 시작해 대전 예술의전당(1/15), 부산 영화의전당(1/23), 대구 수성아트피아(1/24), 서울 롯데콘서트홀(1/26), 서귀포 예술의전당(1/29)로 이어지는 일정이다.

“3년이란 긴 시간이 언제 이렇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저 또한 많이 기다리고 기대한 만큼 많은 분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결과물이라 행복한 마음이다”.
선우예권의 행복한 마음이 그의 손끝을 거쳐 따뜻하고 거대한 울림이 되어 듣는 이들에게 전해져 온다.
아참, 이 음반에는 선우예권이 연필로 여기저기 연주 메모를 해놓은 론도 악보가 ‘굿즈’로 포함되어 있다. 보는 순간 웃음이 나온다. 세계적인 프로들도 이렇게 악보에 잔뜩 적어 두는구나. 꼭 3장의 CD가 들어있는 음반같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사진제공 | 유니버설뮤직, 마스트미디어
Copyright © 스포츠동아.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하기













![있지 채령, 허리 라인 이렇게 예뻤어? 크롭룩으로 시선 강탈 [DA★]](https://dimg.donga.com/a/232/174/95/1/wps/SPORTS/IMAGE/2025/12/30/133063831.3.jpg)

![‘25주년’ 보아, 재계약이냐 은퇴냐…SM은 공식입장 無 [종합]](https://dimg.donga.com/a/232/174/95/1/wps/SPORTS/IMAGE/2025/07/25/132069738.1.jpg)

![공명 측 “어지러움 증상에 입원…곧 드라마 촬영 복귀” [공식]](https://dimg.donga.com/a/232/174/95/1/wps/SPORTS/IMAGE/2025/12/31/133070566.1.jpg)


![대체 왜 이래? SBS 연예대상, 지석진 향한 기만의 역사 (종합)[DA:이슈]](https://dimg.donga.com/a/232/174/95/1/wps/SPORTS/IMAGE/2025/12/31/133070320.3.jpg)
![신지원(조현), 힙업 들이밀며 자랑…레깅스 터지기 일보직전 [DA★]](https://dimg.donga.com/a/232/174/95/1/wps/SPORTS/IMAGE/2025/12/30/133063865.1.jpg)



![몸집 키운 바이포엠, 김우빈♥신민아 소속사 인수 [공식]](https://dimg.donga.com/a/232/174/95/1/wps/SPORTS/IMAGE/2025/12/31/133070547.1.png)



![“깜짝이야” 효민, 상의 벗은 줄…착시 의상에 시선 집중 [DA★]](https://dimg.donga.com/a/72/72/95/1/wps/SPORTS/IMAGE/2025/12/30/133061528.3.jpg)
![임지연, ‘연예인과 불륜’ 등 재벌회장 온갖 비리 폭로 (얄미운 사랑)[TV종합]](https://dimg.donga.com/a/72/72/95/1/wps/SPORTS/IMAGE/2025/12/30/133059781.1.jpg)

























![김남주 초호화 대저택 민낯 “쥐·바퀴벌레와 함께 살아” [종합]](https://dimg.donga.com/a/110/73/95/1/wps/SPORTS/IMAGE/2025/05/27/131690415.1.jpg)
![이정진 “사기 등 10억↑ 날려…건대 근처 전세 살아” (신랑수업)[TV종합]](https://dimg.donga.com/a/110/73/95/1/wps/SPORTS/IMAGE/2025/05/22/131661618.1.jpg)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