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절개 전립선비대증 수술, 출혈 걱정 없이 리줌 시술로 해결

스탠탑비뇨의학과의원 김도리 원장

진료하다 보면 내원하시자마자 급히 화장실로 달려가 소변기 앞에서 3~5분씩 서 계시는 환자분들을 자주 뵙습니다. 환자분들이 매일 제게 토로하는 고충을 눈앞에서 직접 목격하는 순간이라 더 큰 책임감을 느끼고 반드시 해결해 드려야겠다고 다짐하곤 합니다.

“밤마다 두세 번씩 깨서 화장실을 가느라 잠을 못 자요.”
“소변이 시원하게 안 나와서 하루 종일 찝찝합니다.”
“급하게 마려운 느낌이 자꾸 와서 외출과 운전이 두렵습니다.”

환자분들이 제게 가장 많이 얘기하시는 증상들입니다. 이처럼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배뇨 불편은 단순한 ‘소변 문제’가 아니라 일상의 모든 순간에 영향을 줍니다. 잠을 자다가도 여러 번 깨 화장실을 가야 하고, 낮 동안에는 피로와 집중력 저하가 이어집니다. 심하면 소변이 전혀 나오지 않는 ‘급성 요폐’로 응급실을 찾게 되는 일도 있습니다.

전립선비대증 환자분들은 대부분 연령대가 높습니다. 실제로 내원하신 한 환자분은 고혈압과 당뇨 같은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었고, 특히 심혈관 질환이 있어 항응고제(와파린·클로피도그렐 등)를 복용 중이셨습니다. 이런 경우 마취에 대한 부담이 크고, 수술 중 출혈을 최대한 줄여야 하기에 전통적인 전립선 절제술(TURP, HoLEP 등)을 선택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환자분들께는 출혈과 마취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리줌(REZUM) 시술을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있습니다.

리줌 시술은 ‘수증기를 이용한 전립선 축소술’이라는 이름처럼 피부 절개 없이 요도 삽입형 특수 기구를 이용해 고온의 수증기를 전립선 내 비대 조직에 9초간 주입하는 방식입니다. 이 수증기는 조직 내에서 응축되며 세포막에 열에너지를 전달해 응고성 괴사를 유도하며, 이후 체내에서 해당 조직이 흡수되어 서서히 전립선 크기가 감소하게 됩니다. 시술 시간은 약 10분 이내이며, 대부분 국소마취 혹은 간단한 척추마취만으로 가능해 심폐질환이 있는 고령 환자에게도 적합합니다.

출혈을 줄일 수 있는 이유는 리줌이 전립선 외측의 혈관이 풍부한 캡슐 부위나 외과적으로 절제하는 방식이 아니라 선택적으로 과다 증식된 내부 조직만 괴사시키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통적인 TURP나 HoLEP에서 흔히 출혈 위험이 큰 캡슐 혈관(전립선의 2·5·7·11시 방향)을 자극하지 않으므로 평소에 항응고제를 복용하시던 환자분들도 비교적 안전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성기능 보존 측면에서도 리줌은 뛰어난 결과를 보입니다. 시술 시 요도, 외요도 괄약근, 그리고 발기·사정 기능과 직접 관련된 신경섬유와 혈관이 위치한 주변 구조를 건드리지 않도록 숙련된 의사의 정확한 술기에 따라 고온의 수증기를 정확히 주입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적 보존 원리 덕분에 다년간의 임상 연구에서 리줌을 받은 환자의 대다수가 발기력과 사정 기능에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기능이 호전된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실제로 4년 이상 장기 추적 관찰 연구에서도 기저 성기능이 정상인 환자는 변화 없이 유지되었고, 이미 성기능 저하가 있던 환자군에서는 개선되는 경향까지 확인되었습니다.

결국 리줌 시술은 출혈 부담과 마취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전립선비대증 치료 효과와 성기능 보존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자면 리줌 시술이 모든 전립선비대증 환자에게 적용되는 ‘만능열쇠’는 아니지만 수술 위험이 크거나 출혈·마취 부담이 큰 환자에게는 상황에 맞춘 맞춤형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습니다. 전립선 크기, 증상 정도, 기저질환, 복용 약물 등 개인의 건강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제안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한다면 ‘절개 없이, 출혈 걱정 없이’ 배뇨 불편을 해결하는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스탠탑비뇨의학과의원 김도리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