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음악은 하나” 빌 프리셀, 22년 만의 내한…자라섬서 자유 연주 [인터뷰]

22년 만에 한국 관객과 다시 만나는 빌 프리셀. “연주할 때 장르를 구분하지 않는다”는 그의 음악 철학이 이번 무대에서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된다. 사진제공ㅣ자라섬재즈페스티벌

‘기타 거장’ 빌 프리셀이 22년 만에 한국 관객과 다시 마주 선다.

프리셀은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경기도 가평 자라섬에서 열리는 제22회 자라섬재즈페스티벌에서 오리지널 트리오와 함께 무대에 오른다. 공연은 10월 19일 오후 7시부터 8시까지, 자라섬 ‘재즈아일랜드(Jazz Island)’에서 펼쳐진다.

그는 “한국에는 단 한 번 가본 적 있다. 콘서트를 마치자마자 다른 나라로 이동해 너무 짧게 머물렀다”며 “이번에는 더 천천히 둘러볼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갈비와 생선 요리를 좋아한다. 김치도 정말 맛있었다”고 덧붙였다.

프리셀의 음악은 재즈를 중심으로 포크·록·클래식을 자연스럽게 섞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저에게 음악은 그냥 음악이다. 컨트리, 록, 블루스, 클래식은 모두 같은 큰 숲속에 있다”며 “연주할 때 장르를 구분하지 않고 그 순간의 목소리를 낸다”고 설명했다.

“빌 프리셀 트리오, 자라섬으로 간다!” 10월 19일 오후 7시 자라섬 메인무대 ‘재즈 아일랜드’에서 만날 수 있다. 사진제공ㅣ자라섬재즈페스티벌

그가 이끄는 ‘빌 프리셀 트리오’는 드럼의 루디 로이스턴, 베이스의 토마스 모건으로 구성돼 있다. 프리셀은 “우리는 오랫동안 함께 연주해왔다. 그냥 시작하고 서로 반응하면서 그날의 흐름을 만들어 간다”며 “야외무대인 자라섬에서라면 그 경험이 더 특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경험한 오케스트라 협연도 특별한 추억으로 꼽았다. 그는 “편곡자 마이클 깁스는 제 인생에서 중요한 스승”이라며 “그의 편곡으로 트리오와 오케스트라가 함께 한 무대는 숲속에서 자유롭게 연주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지휘자가 제 호흡을 그대로 느끼고 따라와 줬다. 오케스트라 위로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 자유롭게 놀 수 있는 무대였다”고 회상했다.

또한 그는 요즘 재즈 신(Scene)의 변화를 언급하며 “요즘 젊은 연주자들은 정보를 쉽게 접하고 빠르게 배운다. 단순히 기술만 익히는 게 아니라 음악의 본질을 진지하게 탐구한다”며 “그래서 재즈는 앞으로도 계속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리셀은 음악에 대한 호기심이 여전히 자신을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다고 말했다.

“연주하는 모든 음이 질문 같습니다. ‘다음엔 어떤 음이 올까?’ 그 궁금증이 저를 앞으로 이끌죠. 관객 여러분도 저희와 같은 순간을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