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라면 코골이 치료 선택 아닌 필수 [건강 올레길]

숨수면클리닉 이종우 원장(오른쪽). 사진제공ㅣ숨수면클리닉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라 불린다.

증상이 미미해 방심하기 쉽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의 주된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고혈압 환자에게 코골이가 동반될 경우 문제는 훨씬 더 심각해진다. 단순한 불편을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복합적인 위험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코골이는 좁아진 기도 공간에 공기가 통과하며 발생하는 진동 현상이다. 가벼운 잠버릇처럼 보이지만 수면무호흡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거나 불규칙하게 반복되는 상태로 이때 혈중 산소 농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저산소증이 반복되면 교감 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혈압이 상승하는데 이는 곧 고혈압 관리에 치명적인 걸림돌이 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은 폐혈관 수축과 폐동맥 고혈압을 유발한다. 나아가 장기적으로 심장과 뇌혈관에 과부하를 준다. 결국 코골이는 단순 불편을 넘어 고혈압을 악화시키고 합병증의 위험을 배가시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최근에는 30~40대 젊은 층에서도 고혈압,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의 발병률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환자들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방치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수면장애는 혈압뿐 아니라 혈당 조절에도 악영향을 끼쳐 당뇨병 합병증 위험까지 높인다.

이처럼 고혈압 환자가 코골이를 동반한다면 조기 진단 및 치료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수면클리닉에 내원한 뒤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뇌파, 안구 움직임, 근육 긴장도, 산소포화도 등을 종합적으로 체크할 수 있다. 검사 결과에 따라 양압기 착용, 기도확장 수술, 보존적 치료 등 환자 맞춤형 치료 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물론 치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꾸준한 혈압 관리와 건강한 생활 습관이 병행돼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 저염식·균형 잡힌 식습관, 금연과 절주, 체중 관리가 필수적이다. 정기적인 혈압 측정을 통해 변화 추이를 체크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생활습관 개선이 코골이 치료와 맞물릴 때 고혈압 합병증의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숨수면클리닉 이종우 원장은 “코골이를 단순 잠버릇으로 여겨 방치하는 고혈압 환자가 많지만 이는 혈압과 혈당을 악화시키는 직접 요인”이라며 “수면다원검사를 통한 정확한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