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리스 라벨의 단막 희극 오페라 ‘스페인의 시계’의 한 장면. 사진제공 |솔오페라단
[스포츠동아 양형모 기자] 프랑스식 코미디로 배가 아프게 웃다가 곧바로 이탈리아식 비극을 마주하며 가슴을 움켜쥔다. 솔오페라단이 창단 20주년을 맞아 준비한 무대다.
7월 3일부터 5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두 작품을 한 무대에 올리는 더블 빌 공연을 선보인다. 모리스 라벨의 단막 희극 ‘스페인의 시계’와 피에트로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함께 묶었다. 국내에서는 보통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를 루쩨로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와 매치하곤 했다. 이번에는 프랑스 인상주의 거장의 코믹 오페라를 골라 신선함을 더했다.
첫 무대인 ‘스페인의 시계’는 남편이 자리를 비운 시계 가게에서 한 시간 동안 벌어지는 소동극이다. 시인과 은행가가 시계 안에 숨고 힘센 노새 몰이꾼이 등장해 사랑과 욕망이 얽히는 유쾌한 상황을 만든다. 주인공 콘셉시온이 행동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과정이 흥미진진하다. 라벨 특유의 시계 리듬과 스페인풍 관현악이 위트 있게 통통 튄다. 전용 극장에서는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무대다. 작은 공간의 매력을 부각할 예정이다.

곧바로 분위기를 바꿔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작은 마을로 간다.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는 이탈리아 베리스모 오페라(사실주의 오페라)의 대표작이다. 투리두와 산투차, 알피오와 롤라의 사각 관계 속에서 터지는 사랑과 질투, 복수의 감정이 오케스트라와 합창을 통해 강렬하게 폭발한다. 영화 ‘대부 3’의 마지막 부분에 삽입돼 대중에게 친숙한 간주곡 ‘인터메초’는 현악기 선율을 타고 처절하면서도 아름답게 울린다.
이번 공연은 현대적 무대 기술과 입체적인 세트, 영상을 결합해 관객에게 높은 몰입감을 준다. 연출을 맡은 김숙영은 정교한 심리 묘사를 바탕으로 두 작품 속 유머와 비극적 긴장감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조명한다. 지휘봉은 K-클래식을 이끄는 명지휘자 홍석원 부산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 겸 서울대 교수가 잡는다. 독일에서 ‘미래의 마에스트로’로 선발됐던 그는 오스트리아 매체 티롤러 타게스짜이퉁으로부터 “환상적인 음악! 모든 관객을 춤추게 한 지휘자”라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지휘자 홍석원

산투짜 임세경
처음 한국을 찾는 바리톤 스타브로스 만티스의 활약도 눈여겨볼 만하다. 그는 풍부한 성량을 앞세워 라미로와 알피오 역을 동시에 소화할 예정이다. 여기에 우주호, 황현희, 최윤성 등 국내 최정상 성악가들이 함께한다. 홍석원은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 프리모합창단을 지휘한다.
오페라의 상반된 두 얼굴을 한 무대에서 마주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 애호가뿐 아니라 입문자들에게도 오페라의 품격있는 재미와 감동을 안겨줄, 선물 같은 ‘1+1’ 무대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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