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유민 제10회 제주삼다수마스터스 2r 11번홀 티샷. 사진제공 | KLPGA
황유민은 4일 제주시 블랙스톤 제주 동·남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후반기 첫 대회 ‘제10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 원·우승상금 1억8000만 원) 2라운드에서 단 하나의 보기도 없이 이글 1개, 버디 1개로 3타를 줄였다. 1라운드 공동 4위였던 황유민은 이틀간 합계 5오버파 139타를 쳐 임진희와 함께 공동 선두로 뛰어올랐다. 공동 3위 이소영 정소이 최민경(이상 4언더파)과는 1타 차.
18번(파5) 홀 이글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10번 홀에서 출발해 파 행진을 이어가며 기회를 엿보던 황유민은 티샷을 257m 날려 보낸 뒤 228m를 남기고 친 세컨 샷을 홀컵 3.5m 옆에 붙여 단숨에 2타를 줄였다. 강한 바람이 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침착하게 자신의 플레이를 이어가는 모습이 돋보였다. 후반에도 파 행진을 이어가다 마지막 9번(파4) 홀에서 버디를 낚아 기분 좋게 2라운드를 마감했다.
황유민은 “바람 계산도 잘 됐고, 샷 감도 어제보다 좋아졌다. 보기 없이 잘 마무리해서 좋다”며 “그린이 상당히 까다로운 코스라 최대한 퍼트하기 편한 위치로 공을 보내려고 했다. 또 그린을 놓쳤을 때도 숏 게임이 잘 돼서 이틀 연속 언더파를 기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자신의 시즌 11번째 출전 대회였던 6월 한국여자오픈(9위)에서 처음으로 톱10에 진입한 뒤 7월 초 대유위니아·MBN 여자오픈에서 감격적인 첫 우승의 기쁨을 누렸던 황유민은 “우승을 하지 못했을 때처럼 지금도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샷 실수가 나오더라도 공이 최대한 가지 말아야 하는 곳은 피해야 할 것 같다. 바람이 어느 정도 부는 코스라 샷 메이킹에 신경 쓰려고 한다”고 남은 라운드 공략 방법을 밝혔다.
황유민은 현재 신인상 포인트 1위 1445점으로 2위 김민별(1412점), 3위 방신실(1050점)에 앞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우승경쟁을 이어간 황유민과 달리 김민별과 방신실은 2라운드에서 각각 6타, 9타를 잃고 합계 11오버파, 14오버파로 컷 통과에 실패했다. 황유민으로선 시즌 2승과 함께 신인왕 레이스에서 더 달아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셈. 신인상 포인트는 컷 통과를 해야만 받을 수 있다. 김민별과 방신실이 이번 대회 빈손인 반면, 황유민이 만약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하면 신인상 포인트 310점을 보탤 수 있고, 5위를 해도 145점을 얻을 수 있어 둘과의 격차를 벌여 신인왕 굳히기에 시동을 걸 수 있다.
한편 22개월 만에 KLPGA 대회에 나선 세계랭킹 2위 고진영은 2라운드 도중 왼쪽 어깨 담 증세로 기권했다. 1라운드에서 3오버파 공동 48위에 자리했던 고진영은 2라운드에서 6개 홀을 소화했지만 전날 잠을 자지 못한 탓에 현기증 증세를 호소하다 왼쪽 어깨 담 증세까지 나타나자 아쉽게 2라운드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 포기했다. 고진영은 휴식을 취한 뒤 영국으로 건너가 10일(현지시간)부터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AIG 여자 오픈에 출격할 예정이다.
제주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