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외인타자 잔혹사’ 종식 선언! 20홈런 오스틴, 페타지니 계보 잇다

입력 2023-09-21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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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1회초 2사 2루에서 LG 오스틴이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린 후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인천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LG 트윈스 창단 이래 오스틴 딘(30)과 같은 외국인타자는 매우 귀하다. 넓은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쓰는 만큼 힘 있는 외국인타자를 자주 찾았던 LG지만, 성공작은 드물었다. 국내외 타자들을 통틀어도 20홈런 이상의 타자는 흔치 않다. 올 시즌 이미 20홈런을 친 박동원이 13번째다. 외국인타자는 더욱 희귀하다. LG 역대 최고 외국인타자 로베르토 페타지니(2009년·26홈런) 이후 6년 동안 나타나지 않다가 루이스 히메네스(2016년·26홈런)가 잠시 악순환을 끊었고, 로베르토 라모스(2020년·38홈런)가 등장하기까지 또 수년이 걸렸다.

그래도 잔혹사는 끝나지 않았다. 라모스는 2021년 LG와 재계약했지만, 부상과 부진이 반복돼 동행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후 저스틴 보어, 리오 루이즈, 로벨 가르시아는 또 다시 잔혹사를 만들었다. 급기야 올 시즌 영입하려고 한 아브라함 알몬테는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 뒤 서둘러 잡은 선수가 오스틴이다.

그로부터 9개월이 흐른 지금 LG는 잔혹사를 잊은 지 오래다. 오스틴은 21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 4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전해 자신이 왜 LG 외국인타자의 잔혹사를 끊은 선수인지를 또 한번 입증했다. 1회초 2사 2루서 선제 중월 2점홈런을 터트리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결승타였다. SSG 선발투수 송영진의 바깥쪽 슬라이더를 밀어 쳤는데도 비거리가 125m에 이를 정도로 힘이 넘쳤다. 이로써 오스틴은 구단 역대 4번째 20홈런 외국인타자가 됐다.

힘만 뛰어난 게 아니다. 오스틴은 타격의 정확도와 클러치 능력까지 두루 갖췄다. 기록이 말해준다. 이날 경기로 올 시즌 122경기에서 성적은 타율 0.313, 20홈런, 89타점이다. 타율 3할은 물론 100타점을 넘길 페이스다. 구단 역대 외국인타자들 중 한 시즌 3할-20홈런-100타점을 달성한 선수는 페타지니(2009년·0.332·100타점), 히메네스(2016년·0.308·102타점) 등 2명뿐이다.

인천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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