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타 판빙빙(왼쪽)이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주연한 영화 ‘녹야’를 공개했다. 사진제공|스튜디오디에이치엘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국내에서 촬영한 한슈아 감독 연출작
“긴 공백기 동안 나를 위한 경험 축적”
중국어권을 대표하는 배우 판빙빙(42)이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최고의 스타’로 등극했다. 2018년 탈세 논란 이후 중국 활동을 중단해 온갖 루머에 휩싸였던 그가 주연작 ‘녹야’를 통해 국내 팬들과 취재진을 만나 화제를 모았다.국내에서 촬영한 한슈아 감독 연출작
“긴 공백기 동안 나를 위한 경험 축적”
판빙빙은 세계적인 거장들의 신작 또는 화제작을 소개하는 섹션이 갈라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녹야’를 공개했다. 22일 예매를 시작하자마자 상영 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해 판빙빙에 대한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했고 4일 열린 개막식에서는 파격적인 핑크 드레스를 입고 레드카펫을 밟아 가장 많은 플래시도 받았다.
데뷔작 ‘희미한 여름’으로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프레시상을 받은 한슈아 감독이 연출한 이번 영화에서 그는 쳇바퀴 같은 삶을 사는 진샤 역을 맡아 우연히 만난 자유로운 영혼의 초록머리 여자(이주영)와 동행하며 애틋한 감정을 나눈다.
판빙빙은 5일 첫 상영을 마친 후 부산 해운대 KNN씨어터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여성이 서로를 구제하는 스토리에 마음이 끌렸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여성아’라고 전하는 영화가 좋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자신이 겪은 개인적인 사건이나 스토리가 이번 영화와 맞닿는 부분이 있어 더욱 깊이 감동했다며 ‘녹야’ 촬영 전까지 길었던 공백기에 대해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앞서 판빙빙은 2018년 탈세 혐의로 벌금 8억8384위안(1439억 원)을 내는 등 논란 이후 활동을 중단하고 자취를 감춰 실종, 감금, 망명설 등 온갖 루머에 휩싸였다.
이 공백기에 대해 그는 “연기자는 때로 침착하게 자신을 가라앉힐 시간이 필요하다”라면서 “인간의 생명 주기와 마찬가지도 인생도 기복이 있기 마련이다. 쉬는 시간 동안 침착하게 숨을 고를 수 있었고 여러 생각을 하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느낌을 쌓았다. 이를 통해 살아갈 용기도 얻었다. 영화인들과 꾸준히 교류도 했고 영화 수업도 받으며 나를 위한 경험을 축적할 수 있었다”고 차분히 설명했다.
그는 공백 기간 중 지난해 극비 내한해 JTBC 드라마 ‘인사이더’에 카메오로 출연하며 국내 팬들을 놀라게 했다. 국내에서 촬영된 이번 영화까지 한국에 대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그는 “최근 한국영화가 (국제영화계에서)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고, 세계 무대에 소개되고 있어서 같은 아시아인으로 감동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해운대(부산)|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