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설리 유작 다큐영화 ‘진리에게’. 사진제공 | 부산국제영화제
각종 논란·악플 솔직한 심경 담아내
관객들 고른 호평…3회차까지 매진
정윤석 감독 “모든 장면 자문 받았다”
고 설리(최진리)의 유작인 다큐멘터리 영화 ‘진리에게’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의 최고 화제작으로 올랐다. 공개 전 불필요한 이슈나 흥미 위주의 소비 등 우려와 달리 고인을 추억하고 추모하는 영화로 관객들의 고른 호평을 받고 있다. 관객들 고른 호평…3회차까지 매진
정윤석 감독 “모든 장면 자문 받았다”
‘진리에게’는 4일 개막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다큐멘터리 쇼케이스’ 섹션에 공식 초청돼 7일부터 9일까지 상영하며 관객과 만났다. 앞서 지난달 22일 예매 오픈과 동시에 3일차 상영 회차가 전부 매진되며 영화에 대한 관심을 일찌감치 입증했다.
‘논픽션 다이어리’, ‘밤섬해적단 서울불바다’ 등을 만든 정윤석 감독이 연출한 영화는 촬영 당시 25살이었던 설리가 일상에서 느꼈던 다양한 고민이나 생각을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낸 다큐멘터리다. 2019년 하반기부터 촬영돼 2020년 공개하려 했으나 2019년 10월 설리가 세상을 떠나면서 제작이 중단됐다.
우여곡절 끝에 세상에 나오게 된 영화 속 설리는 어린 시절부터 ‘예쁜 아이’라는 이유로 겪었던 일들과 그로 인해 생긴 ‘예쁜 아이 콤플렉스’, 10대 어린 나이로 데뷔해 아이돌 가수로서 겪었던 부담감과 피로감, 페미니스트 선언 이후의 후폭풍 등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또 자신과 관련된 각종 논란과 루머 등에 대해서도 담담히 이야기하던 그는 악플러를 선처한 이유에 대해 “(악플러를)고소하며 스스로 더 상처받았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일부 관객들도 그런 설리와 함께 눈물을 쏟았고 상영 이후 SNS에는 “설리의 진심이 느껴졌다”는 후기가 줄을 이었다.
정 감독은 상영 첫날인 7일 오후 부산 해운대 CGV 센텀시티에서 진행된 GV(관객과의 대화)에서 영화가 설리를 흥밋거리로 소비하거나 이슈 생산의 무대가 되지 않도록 신경 썼다고 밝히며 “고인의 명예와 유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2명의 여성 인권변호사에게 편집단계에서부터 (모든 장면을)하나하나 자문 받으며 검증했다. 또한 주인공(설리)의 말이 어떻게 관객들에게 전달되어야 하는지 정신과 상담의와도 논의했다”고 밝혔다. 영화제작을 위해 생전 설리의 연예계 활동 14년간의 모든 기사와 인터뷰를 찾아봤다며 “그런 기사들이 고인의 유품이라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진리에게’는 설리 주연의 단편 극영화 ‘4: 클린 아일랜드’와 함께 ‘페르소나: 설리’라는 제목으로 이후 넷플릭스에서도 공개될 예정이다. ‘4: 클린 아일랜드’는 27일부터 서울 서대문 라이카시네마에서 단관 개봉해 관객을 만난다.
정 감독은 “영화는 주인공인 진리의 것이기도 하지만 그녀를 그리워하는 이 땅의 수많은 진리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면서 “‘진리’라는 이름이 가지 뜻, ‘참된 이치’가 이야기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해운대(부산)|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