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만원 관중이 입장한 가운데 베트남과 평가전을 가졌다. 수원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축구팬들은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한국-베트남의 평가전 내내 목이 터져라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4만1000여석이 매진될 정도로 팬들의 관심은 컸다. 한국은 전반 5분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26분 황희찬(울버햄턴)의 연속골로 일찌감치 2-0으로 앞서나갔고, 하프타임에는 박항서 전 베트남대표팀 감독과 인터뷰를 할 정도로 축제를 방불케 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이 전광판 화면에 등장한 순간만큼은 예외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3월 부임 후 국내에 상주하지 않고 유럽과 미국을 오가며 ‘재택근무’ 논란을 낳았다. 선수 관리와 관찰, 전술 구상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느냐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특히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튀니지전(4-0 승)에서도 장거리 비행으로 지친 상대를 맞아 전반 무득점에 그치면서 경기력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튀니지전 킥오프 직전 선수단 소개 때 장내 아나운서가 클린스만 감독을 소개하자 축구팬들은 야유를 보냈었다. 베트남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클린스만 감독에 앞서 소개된 선수가 ‘캡틴’ 손흥민(토트넘)이라 더욱 대조됐다.
경기가 시작되자 축구팬들은 클린스만 감독을 향해 야유 대신 침묵을 보냈다. 전반 1분과 23분 클린스만 감독의 모습이 전광판 화면에 나왔지만, 4만1000여 관중 가운데 그 누구도 환호하지 않았다. 골과 별개로 여전히 선수들간 손발이 맞지 않았고, 오히려 베트남의 매서운 역습에 전반 24분과 28분 실점할 뻔하며 경기력 논란만 키우게 됐다.
‘클린스만호’는 이날 경기를 끝으로 다음달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경기를 치른 뒤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전한다. 한국은 내년 아시안컵에서 64년 만의 우승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을 둘러싼 논란과 경기력에 대한 우려는 계속되고 있어 획기적 돌파구가 필요해 보인다.
수원 |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