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는 25일 “김성용 단장에 대한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며 “최근 감독, 코치 인선과 KBO 2차 드래프트 과정에서 생긴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 단장의 보직을 R&D(전 육성팀) 센터장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어 “신임 단장이 선임될 때까지 단장 역할은 민경삼 구단 대표를 중심으로 진행하며 업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SSG는 한국시리즈 전후로 이호준 LG 트윈스 타격코치가 신임 사령탑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계속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감독 선임이 이뤄진 뒤에는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부터 23년간 몸담은 프랜차이즈 스타 김강민(41)을 2차 드래프트 보호선수(35인) 명단에 넣지 않아 곤욕을 치렀다.
‘세대교체’ 버튼을 누른 만큼 김강민을 보호선수로 묶지 않은 데는 구단 나름의 이유도 있었다. 그러나 은퇴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론내지 못한 가운데 김강민이 다른 구단의 지명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 제대로 대비하지 않으면서 뭇매를 자초했다. 게다가 김강민이 실제로 한화 이글스에 지명된 뒤 김 단장의 당황스러워한 반응은 도리어 불난 ‘팬심’에 기름을 붓고 말았다.
구단을 둘러싼 상황이 몹시 혼란스럽다. 구단의 핵심인사들에 대한 이동부터 잦다. SSG가 김 단장을 프런트 수장 자리에 앉힌 지는 불과 1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SSG는 지난해 12월 류선규 전 단장과 결별했을 때부터 논란을 낳았다.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부터 구단의 살림을 도맡았던 류 전 단장은 김원형 전 감독과 함께 2020년 9위까지 추락한 팀을 재건해 지난해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이끈 공신이다. 자진 사의가 의외일 수밖에 없었는데도 납득할 만한 해명은 없었다. 이 때문에 류 전 단장이 팀을 떠난 과정에 대해 ‘비선실세’ 의혹마저 불거졌다.
SSG는 올해 포스트시즌(PS)을 끝으로 김 전 감독과도 석연치 않게 이별했다. 이 때 구단이 내세운 명분이 ‘세대교체’다. 김 전 감독은 노쇠화한 선수단으로 2년 연속 PS에 진출하면서 어느새 팀의 주축이 된 최지훈, 박성한, 오원석의 성장까지 이끌고도 구단의 해임 통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세대교체라는 명분을 내세운 이상 불가피한 측면도 있겠지만, 과정은 자연스럽지 못하다. 이숭용 신임 감독에 따르면, 구단주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최근 이 감독과 만나 “성적과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일련의 사태들로 선수단마저 동요하면서 이 감독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이 감독으로서도 2년밖에 되지 않는 계약기간 동안 잡아야 할 토끼가 너무도 많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