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 이종현. 스포츠동아DB
그렇게 장밋빛 미래를 그렸건만, 이종현은 데뷔 첫 두 시즌 동안 평균 10.5점·7.1리바운드의 활약을 펼친 뒤 2차례 큰 부상으로 슬럼프에 빠졌다. 2017~2018시즌 아킬레스건 파열, 2018~2019시즌 슬개골 파열로 쓰러졌다. 2019~2020시즌 2경기 출전에 그친 뒤부터 지난 시즌까지는 한 번도 평균 출전시간 15분을 넘지 못했다. 고양 오리온과 캐롯(현 소노), 전주 KCC(현 부산 KCC)에서도 반등은 요원했다.
그러나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개막을 앞두고 정관장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계약조건은 1년간 보수총액 1억5000만 원. 오세근(서울 SK)의 이적으로 헐거워진 골밑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1년 계약, 이종현에게는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었다.
다행히 이종현은 올 시즌 15경기에서 평균 19분48초를 소화하며 8.8점·4.1리바운드·0.7블록을 기록 중이다. 2017~2018시즌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이다. 페인트존 득점 성공률은 58%(69시도·40성공)다. 또 11차례 3점슛을 시도해 5개를 적중시키는(성공률 45%) 등 공격옵션을 다양화한 점도 눈에 띈다. 지난 시즌까지 통산 3점슛 시도가 18차례에 불과했던 그가 본격적으로 외곽슛을 시도하면서 상대 수비를 골밑에서 끌어내는 효과도 낳고 있다. 이종현의 기를 살려주는 김상식 정관장 감독의 리더십도 크게 작용했다.
지난 시즌 캐롯에서 이종현을 지도했던 김승기 소노 감독도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김 감독은 “(이종현이) 우리 팀에 있을 때는 부상을 당해서 살이 많이 쪘었다. 배가 엄청나게 나와서 항상 지적했었다”며 “그런데 지금은 살을 많이 뺐더라. 뛰는 모습 자체가 달라지니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안 좋은 상황이 있었지만, 지금 잘하고 있으니 더 잘했으면 좋겠다. 몸이 만들어지니까 지금처럼 할 수 있다고 본다. (이)종현이뿐만 아니라 내가 데리고 있었는데 잘 안 됐던 선수들이 다 잘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