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원-이우성, 팀과 개인 생존 위한 ‘포지션 겸업’ 시동

입력 2023-12-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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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정은원(왼쪽), KIA 이우성. 스포츠동아DB

팀과 개인 모두를 위한 선택이다.

새해가 밝으려면 아직 한 달이 남았지만, 2024시즌을 준비하는 구단들의 움직임은 벌써부터 바쁘다. 스토브리그 전력 보강은 물론 기존 전력의 ‘변화’까지 꾀하며 일찌감치 새 시즌에 대비하고 있다.

10개 구단은 11월로 마무리훈련을 모두 마쳤다. 비활동기간에 돌입한 선수들은 이제 개인운동을 통해 내년 2월 스프링캠프를 준비한다. 마무리훈련을 통해 새 시즌 ‘방향성’을 정한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개인운동에 전념할 계획이다.

대개 마무리캠프 참가 인원은 팀의 주축들을 제외한 젊은 선수들 위주로 꾸려진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좀 달랐다. 1군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마무리캠프에 합류해 구슬땀을 흘렸다.

한화 이글스에선 2021시즌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정은원(23)이 올해 마무리훈련에 참가했다. 정은원은 주전 2루수로 꼽히는 자원인데, 올 시즌에는 122경기에서 타율 0.222, 2홈런, 30타점, 50득점으로 과거보다 꽤 부진한 성적을 남겼다.

게다가 한화는 2024년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내야수 안치홍(33)을 6년 최대 72억 원에 영입했다. 안치홍은 원 소속팀 롯데 자이언츠에서 2루수와 1루수를 번갈아 맡았다. 아무래도 정은원의 입지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영입이다.

여기에 올 시즌 타자로 두각을 나타낸 신인 문현빈(19)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2루수로 나선 빈도가 높았다. 순식간에 2루수 자원이 풍부해진 한화는 전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마무리캠프에서 정은원에게 외야수 훈련을 제안했다.

제안을 받아들인 정은원은 문현빈과 함께 외야 훈련을 소화하며 ‘겸업’에 나섰다. 둘은 내년 스프링캠프에서도 2루수는 물론 외야수 훈련까지 병행할 예정이다. 내야 경쟁에서 뒤처진 자원은 외야수로 새 시즌에 힘을 보태게 된다.

반대 사례도 있다. KIA 타이거즈 외야수 이우성(29)이다. 이우성은 올해 KIA의 마무리캠프에서 1루수 훈련을 소화했다. 팀의 기존 1루수 자원 황대인이 시즌 종료 후 오른팔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고 재활에 돌입한 데 따른 조치다. KIA는 얇아진 1루수 뎁스를 보완하기 위해 이우성 카드를 꺼내들었고, 이우성 역시 이를 받아들여 마무리훈련 동안 1루수로 많은 땀을 쏟았다.

포지션 겸업은 더 이상 유망주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팀 전력 강화와 개인의 생존을 위해 기존 1군 선수들도 변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2024시즌 새로운 도전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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