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영이 주연한 MBC 퓨전 사극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이 상승세를 타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랐다. 사진제공|MBC
방송시작 3주만에 9.6%…‘열녀박씨 계약결혼뎐’ 시청률 1위 비결
능청스럽고 사랑스러운 연기
‘옷소매 붉은 끝동’ 저력 발휘
‘익숙한 판타지’ 물음표 지워
조만간 ‘연인’ 10%의 벽 깰 듯
배우 이세영의 ‘뚝심’이 통했다. 주연한 MBC 금토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을 시청률 1위에 올려놓고, 독주를 시작했다. KBS 2TV ‘고려 거란 전쟁’의 최수종, tvN ‘마에스트라’의 이영애 등 베테랑 스타들이 주말드라마 경쟁에 뛰어든 후에도 9.6%(이하 닐슨코리아)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정상의 입지를 굳히는 모양새다. 능청스럽고 사랑스러운 연기
‘옷소매 붉은 끝동’ 저력 발휘
‘익숙한 판타지’ 물음표 지워
조만간 ‘연인’ 10%의 벽 깰 듯
●“이렇게 사랑스러운 ‘열녀’라니”
시청자 사이에서는 MBC 사극 ‘옷소매 붉은 끝동’ 등을 히트시킨 이세영의 저력이 제대로 발휘됐다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이세영은 극중 조선 반가의 여식이었다가 남편을 잃은 후 우연히 현재로 이동한 박연우 역을 맡았다. 남편과 똑같이 생긴 재벌 후계자 배인혁과 계약 결혼 생활을 하며 과거로 돌아가는 과정을 담는다.
인기 주요 포인트는 다양한 사극으로 익힌 말투와 차분한 연기를 통해 현재에 뚝 떨어진 조선 사람을 능청스럽게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툭하면 “서방님”을 외치며 배인혁을 진땀나게 만들고, 난생처음 먹는 ‘초코 과자’에 푹 빠져 정신을 못 차리는 모습도 코믹하게 표현해 SNS에서 ‘짤’(짧은 동영상)로 공유될 만큼 인기다.
특히 그가 전생에서 부부였던 배인혁과 못 다 이룬 로맨스를 펼치며 설렘을 자극하고, 조선에서 함께 넘어온 몸종 주현영과 티격태격하며 코믹 호흡을 선보이는 장면이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실시간 댓글창에는 “이렇게 사랑스러운 ‘열녀’가 또 있나”, “이세영의 연기가 다 했다” 등 그의 연기를 호평하는 댓글이 줄줄이 올라왔다.
그의 활약이 입소문을 타면서 10일 OTT 검색사이트 키노라이츠의 ‘오늘의 랭킹’ 웨이브 부문 2위에 올랐다. 유튜브에서도 드라마 리뷰 채널 ‘고몽’ 등이 게재한 요약 영상이 무려 300만 조회수를 넘겼다.
●‘최약체’의 반란
상승세는 시청률에도 반영됐다. 지난달 24일 5.6%로 시작한 시청률은 방송 3주 만인 9일 2배 가까운 9.6%까지 치솟았다. 특히 계약결혼, 타임슬립(시간이동) 등 시청자에 이미 익숙한 판타지 로맨스 소재를 내세워 주말 안방극장 ‘최약체’가 될 것이란 우려를 깨고, 최근 방송하는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드라마는 이영애와 청춘스타 송강을 각각 내세운 ‘마에스트라’(4.2%), SBS ‘마이 데몬’(4.7%)를 제치고, 정통사극인 ‘고려 거란 전쟁’(8.9%)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앞서 같은 사극 소재로 12.9%의 시청률을 달성한 ‘연인’에 이어 ‘10%의 벽’을 조만간 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돼 최종 성과에 대한 호기심도 키운다.
일각에서는 로맨스뿐 아니라 자신의 꿈을 주도적으로 이루는 이세영의 이야기가 최신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직업인으로서 활약하기 어려웠던 조선에서도 한복 제작에 대한 꿈을 키워온 이세영은 현재로 넘어온 뒤에도 뛰어난 자수 실력을 인정받아 의류회사에 디자이너로 입사해 관련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이세영은 “여성이 이룰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던 19세기 조선 사회가 부당하다고 생각하고 큰 꿈을 품은 박연우가 21세기 현재에서 성장해가는 과정이 다양한 재미와 메시지를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