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추신수, 김강민(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한국야구에서 1982년생은 이른바 ‘황금세대’다.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를 비롯해 김태균, 정근우 등 한국야구를 이끈 스타플레이어들이 유독 많은 세대다. 세월이 야속하게도 이들 역시 이제 40대에 접어들었고, 국내·외를 누비다 하나둘 유니폼을 벗기 시작했다. 김태균, 정근우에 이어 지난해 이대호가 은퇴했다.
추신수, 오승환, 김강민만 남았다. 이들 3명은 2023시즌에도 최고령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선수생활의 황혼기에 접어든 만큼 마침표를 생각해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 올 겨울 이들 가운데 추신수가 가장 먼저 유니폼을 벗을 때를 정했다.
SSG는 추신수와 재계약하면서 그가 2024시즌을 끝으로 현역생활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추신수는 국내무대를 밟은 2021년부터 SSG와 매 시즌 1년 계약으로 현역생활을 연장해왔다. 최근 수년간 그에게 겨울은 늘 현역 연장 여부를 깊게 고민하는 계절이었다. 하지만 그는 올 시즌 연봉 17억 원을 받다가 2024시즌 최저 연봉마저 불사했고, 연봉 3000만 원을 모두 기부하면서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그 덕분에 SSG는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선)을 초과하지 않게 됐다.
반면 김강민은 다른 겨울을 보내고 있다. 그 역시 현역 연장 여부를 고민해왔으나, 아직 은퇴를 결심하진 않은 상태에서 SSG가 2차 드래프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하는 바람에 유니폼을 바꿔 입게 됐다. 구단이 세대교체를 선언하긴 했지만, 프랜차이즈 스타를 떠나보내는 과정은 결코 매끄럽지 못했다. 한화는 김강민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기량은 물론 베테랑으로서 역할까지 높게 평가했다. 김강민은 고민 끝에 새 유니폼을 입고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오승환은 또 다른 상황에 처해 있다. 현재 프리에이전트(FA) 신분이다. 다만 원 소속팀 삼성 라이온즈과 계약 내용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A 계약 이후에는 다시금 건재를 알려야 한다. 올해 30세이브를 채우면서 KBO리그 통산 400세이브 고지에도 오른 그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또 한번 입증했다. 팀 후배 구자욱은 “10개 구단 선수를 통틀어 형(오승환)의 몸 상태가 가장 좋을 것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실현한 사람”이라며 존경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현세 스포츠동아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