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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포항은 김 감독과 결별했다. “새로운 도전을 원한다”라며 FC서울 사령탑으로 취임한 김 감독은 5년의 포항 사령탑 생활을 청산했다. K리그 최고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거듭난 김 감독을 떠나보낸 포항은 박태하 감독(56)을 선임했다.
사령탑뿐 아니라 주축 선수들도 대거 이탈했다. 지난 시즌 12골·7도움으로 포항 공격의 선봉에 섰던 제카(브라질)는 중국 슈퍼리그 산둥 타이샨으로 떠났고, 포항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김승대는 대전하나시티즌으로 이적했다. 수비에도 전력누수가 크다. 베테랑 수비수 심상민은 울산 HD로 떠났고, 멀티플레이어 박승욱은 김천 상무에 입대한다. 수비의 핵 그랜트(호주)도 중국 톈진 진먼후로 이적을 앞두고 있다.
포항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2024시즌 큰 도전을 앞두고 있다. 어느 팀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개인 기량과 끈끈한 조직력, 그리고 김 감독의 전술 역량이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냈던 포항이지만, 이제는 새 판을 짜야 한다. 당장은 김 감독과 주축 선수들의 빈자리를 완전히 메우는 것은 쉽지 않기에 적어도 새 시즌 초반까지는 이 없이 잇몸으로 버텨야 한다.
다행히 빠르게 팀을 재건 중이다. 포항 전력의 핵이자 중원의 에이스인 오베르단(브라질)을 완전 영입하며 팀 색깔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또 K리그2의 알짜배기들을 영입하며 선수단을 보강했다. 최전방에는 지난 시즌 K리그2 득점 4위였던 충북청주 조르지(브라질)를 영입했고, K리그2 수준급 풀백으로 올라선 부산 아이파크 출신 어정원을 데려왔다.
박 감독의 전술적 역량도 기대를 모으는 요소 중 하나다. 김 감독의 배턴을 이어받은 박 감독은 2020년부터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연구그룹(TSG) 위원장으로 활동하는 등 현대축구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지도자다. “화끈한 공격축구를 보여주겠다”는 박 감독의 철학이 포항의 새 시대를 힘차게 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