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토트넘 주장 손흥민(32)이 올 시즌을 앞두고 내건 약속을 지켰다. 그에게 올 시즌은 특별했다. 토트넘 신임 사령탑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호주)이 팀 컬러를 공격적으로 바꿨고, 손흥민은 경기장 안팎에서 팀 분위기를 다잡는 리더로 임명됐다.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과 함께 토트넘은 개막전부터 10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며 선두권에서 경쟁했다. 손흥민도 올 1월 2023카타르아시안컵에 참가하기 전까지 12골을 터트리며 날카로운 득점력을 뽐냈다. 그러나 후반기로 갈수록 기세가 꺾였다. 토트넘은 애스턴빌라(20승8무10패·승점 68)에 4위 자리를 내줘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좌절됐다.
그러나 유종의 미를 거뒀다. 토트넘은 20일(한국시간) 브라몰 레인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 3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셰필드를 3-0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토트넘은 5위(20승6무12패·승점 66)를 지키며 다음 시즌 UEFA 유로파리그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손흥민은 선발출전해 전반 14분 데얀 쿨루셉스키(스웨덴)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했다. 공격의 물꼬를 튼 토트넘은 후반 14분 페드로 포로(스페인), 후반 20분 쿨루셉스키의 추가골로 승기를 확실하게 움켜쥐었다. 손흥민은 후반 43분 데인 스칼렛(잉글랜드)으로 교체돼 다사다난했던 올 시즌을 마쳤다.
이날 도움을 추가한 손흥민은 올 시즌 17골·10도움으로 또 한번 ‘10골·10도움’ 고지를 밟았다. 2019~2020시즌, 2020~2021시즌에 이은 개인통산 3번째 기록으로, 토트넘 선수로는 최초다. 또 EPL에서 3차례 이상 시즌 ‘10골·10도움’을 달성한 역대 6번째 선수가 됐다.
지난 시즌 안와골절과 스포츠탈장 부상으로 주춤했던 손흥민은 올 시즌 제 모습을 되찾았다. 10골·6도움의 지난 시즌보다 훨씬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리며 “모두가 기억하는 소니로 돌아오겠다”던 약속을 지켰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스포츠동아와 만난 손흥민은 먼저 “부족했던 부분이 많았고, 아쉬움도 크다”며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조금 더 잘 이끌고 모범적인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고 자책부터 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기에 적잖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만큼 그는 “지난 시즌에 비해 분명히 팀은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힘들었던 시간이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다음 시즌이 더 기대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시즌을 마친 손흥민은 곧장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토트넘은 23일 호주에서 뉴캐슬(잉글랜드)과 친선경기를 치르며, 8월 3일에는 한국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셰필드(영국) | 허유미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