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승엽 감독(왼쪽 3번째)이 18일 잠실 NC전 7회초 무사 1루서 김형준의 2루수 땅볼 때 나온 판정에 대해 심판들과 얘기하고 있다. 비디오판독까지 거친 판정은 두산의 항의로 번복됐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기본적인 룰을 잘못 적용해 비디오판독이 정정되는 사례가 발생했다.
NC 다이노스-두산 베어스전이 펼쳐진 18일 잠실구장. 두산이 6-2로 앞선 7회초 무사 1루서 상황이 발생했다. NC 김형준이 2루수 땅볼을 쳤다. 타구를 잡은 두산 2루수 강승호는 1루주자 김휘집을 태그아웃시키려 했으나 주자가 멈춰섰다. 태그가 여의치 않다고 판단한 강승호는 1루로 송구했다. 그러나 타자주자는 세이프. 두산 1루수 양석환은 곧장 2루로 송구했다. 두산 유격수 박준영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한 김휘집을 베이스를 밟은 상태로 태그하는 동작까지 이어갔다. 그러나 이 판정 역시 세이프였다. 포스아웃 상황이었으나, 2루심이 태그플레이가 필요한 상황으로 착각한 것이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비디오판독을 신청했으나,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판독센터에서도 태그 플레이에만 집중한 탓이었다. 그러자 이 감독은 그라운드로 나섰다. 주심에게 ‘포스아웃 상황이기 때문에 태그아웃 여부는 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잘못을 인지한 심판진은 그제서야 4심 합의를 거쳐 판정을 번복했다. 김휘집의 아웃이 선언됐다.
NC 강인권 감독(오른쪽)이 18일 잠실 두산전 7회초 비디오판독까지 거친 판정이 번복되자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이번에는 강인권 NC 감독이 나왔다. 판정이 번복됐기 때문이었다. 강 감독의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비디오판독센터에서 나온 결정이 최종 판정이라고 규정돼 있는 만큼 현장에 있는 심판들이 이를 되돌릴 수 없었다. 강 감독은 심판들의 결정에 불만을 표시하는 차원에서 한동안 후속타자를 내보내지 않았다.
잘못을 인지한 심판들이 뒤늦게 판정을 바로잡은 것은 옳다. 하지만 기본적 룰을 제대로 적용하지 못해 일어난 상황이었던 데다, 비디오판독센터 역시 엉뚱한 장면만을 체크했던 만큼 모두 책임을 면할 길이 없어 보인다. KBO 관계자는 19일 “심판들에게 경위서를 받는 등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가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