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경기 등판 금자탑’ 롯데 진해수가 던진 1만45개의 메시지 “남보다 착실히, 부지런히”

입력 2024-06-19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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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진해수가 KBO리그 역대 5번째 800경기 등판 대기록을 달성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남보다 좀더 착실히, 부지런히!”

롯데 자이언츠 진해수(38)는 18일 수원 KT 위즈전에 구원등판해 통산 800경기 출장을 달성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과 선수단은 0.1이닝 무실점 투구를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오던 진해수에게 축하 꽃다발과 인사를 건넸다.

800경기 등판은 KBO리그 역사에서 손꼽히는 대기록이다. 2008년 조웅천(SK 와이번스·813경기), 2010년 류택현(LG 트윈스·901경기), 가득염(SK·800경기), 2019년 정우람(한화 이글스·1004경기)에 이어 진해수가 역대 5번째 주인공이다.

그러나 진해수는 “내게는 여느 경기와 다르지 않은 한 경기였다. 그런데 감독님과 (김)원중이가 꽃다발을 주며 축하해주기에 사실 놀랐다. 그동안 기록이 걸린 날에도 경기 도중 축하해주신 적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운이 좋게도 내 주위에는 부족한 나를 좋게 봐주시고 기회를 주신 분들이 많았던 것 같다. 그 덕분에 내게도 800경기를 뛸 시간이 주어진 게 아닐까. 참 감사한 일”이라고 인사했다.

롯데 진해수가 800경기 등판 대기록을 달성한 뒤 김태형 감독과 김원중에게서 받은 꽃다발을 들고 미소 짓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경남중-부경고 출신의 진해수는 2005년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뒤 SK(현 SSG 랜더스), LG를 거쳐 올 시즌 롯데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베테랑 불펜투수다. 800경기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으며 쌓은 홀드만 이날까지 153개에 달한다. 안지만(삼성 라이온즈·177개), 권혁(한화·153개)를 잇는 통산 홀드 3위이자, 현역 선수 1위다. 진해수는 “난 남보다 재능이 뛰어나지 못해 스포트라이트는 잘 받지 못했다. 대신 그만큼 아프지 않고 남보다 좀더 착실히, 부지런히 뛰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았다. 그 시간들이 19년간 쌓인 결과가 나타나는 것일 뿐”이라며 몸을 낮췄다.

진해수는 ‘나 자신과 싸움에서 지지 말자’는 스스로의 약속을 꾸준한 몸 관리를 통해 철저히 지켜왔다. 그가 남긴 또 다른 숫자가 곧 방증이기도 하다. 진해수는 프로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2006년 6월 8일 광주 롯데전부터 800경기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공을 던졌다. 데뷔 시즌 4.2이닝 동안 던진 투구수를 제외해도, KBO 공식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가 2007년부터 집계한 투구수만도 무려 1만45개에 달한다. 그는 “세상에 부지런히 자기 관리를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특별하기보다 당연한 것”이라고 손사래를 친 뒤 “때로는 힘들고 지치면 ‘나 자신조차 이기지 못하면 누구를 이기겠나’라고 되새기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수원|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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