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문제를 다룬 배우 차인표의 소설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이 영국 옥스퍼드대학 필수 도서로 선정된 가운데 작품에 대한 강의도 열었다.
지난 28일 세계적인 명문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에서 ‘제1회 옥스퍼드 한국문학 페스티벌 (Oxford Korean Literature Festival)’이 개최됐다. 옥스퍼드 대학 아시아·중동학부 조지은 교수는 이날 배우 겸 작가 차인표를 초청하여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한 강의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국립중앙도서관 해외 한국자료실 ‘윈도우 온 코리아(Window On Korea)’ 문화 행사의 지원사업으로, 현지에서 주영한국문화원(원장 선승혜/이하 문화원)이 지원했다.
이번 강의에서 차인표는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을 중심으로 자신의 작품 세계를 소개했다. 아내인 배우 신애라와 함께 옥스퍼드 대학을 찾은 그는 책이 10여 년 만에 다시 조명을 받아 영국의 독자를 만나게 되어 기쁘다는 소감으로 강의를 시작했다. 캄보디아에 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훈 할머니를 보고 책을 구상했고, 완성까지 10년이 걸렸다고 전했다. 글을 쓰기 시작할 때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분노로 가득했던 그는 부정적인 감정만으로는 글을 쓸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점차 아이에게 위안부 문제를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써갔다고 밝혔다. 그는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차인표는 ‘오늘예보’(2011),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2021), ‘인어 사냥’(2022) 등 장편 소설을 3편 썼다. 2009년 출간된 첫 장편 ‘잘가요 언덕’의 제목을 변경해 재출간한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은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다. 치유되지 않은 민족사의 상처를 진중한 시선으로 따뜻하게 다룬 작품이다.
관객과의 질의응답에는 소설의 집필 계기, 출간 이후 어린 독자의 반응, 차기작 등 다양한 질문이 오갔다.
한편 신애라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남편의 소설이 옥스퍼드대학교 필수 도서로 선정됐고 다음 학기부터는 한국학과의 교재로 사용하고 옥스퍼드 모든 도서관에 비치도 된대요, 세상에 이런 감사한 일이”라고 깜짝 소식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 매년 개최될 옥스퍼드 한국문학 페스티벌을 통해 한국문학과 작가들이 유럽에 소개되길 응원합니다, K-문학 파이팅!”이라고 해 응원을 전하며 차인표와 함께 영국에서 찍은 사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사진=신애라 인스타그램
이슬비 동아닷컴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