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마무리투수 박영현이 데뷔 첫 두 자릿수 세이브를 달성했다. 스포츠동아DB
“무조건 이겨낸다.”
KT 위즈 마무리투수 박영현(21)은 6월 30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와 더블헤더 제2경기에서 10세이브째를 작성했다. 데뷔 첫 두 자릿수 세이브다. 지난해 셋업맨으로 잠재력을 꽃피우더니 마무리투수를 처음 맡은 올 시즌 역시 남다른 기백을 보여주고 있다. 박영현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아있다. (10세이브는) 지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20세이브, 30세이브, 그 너머까지 열심히 달리겠다”고 말했다.
데뷔 2년차이던 지난해(3승3패4세이브32홀드·ERA 2.75) 홀드왕에 오르며 ‘2년차 징크스’를 비웃었듯, 올해는 아홉수마저 박영현을 피해서 갔다. 9세이브 작성 후에는 고초가 잇따르는 듯했다. 그러나 단 한 경기에 그쳤다. 30일 더블헤더 제1경기에선 박영현은 1이닝 2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역투했지만, 3루수 황재균의 실책 여파로 승리를 지키기 어려웠다. 그러나 제2경기에선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곧장 10세이브째를 작성했다. 이번에는 선두타자의 평범한 땅볼을 유격수 김상수가 놓치기도 했다.
도리어 박영현은 야수가 아닌 자신에게 화를 냈다. 아무리 실책이 나와도, 제1경기에서처럼 자신이 동점 적시타를 맞지 않았다면 승리를 지키지 않았겠느냐는 이야기다. 박영현은 “형들이 ‘미안하다’고 했지만, 오히려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며 “이미 일어난 결과는 받아들이고, 다시 기회가 오면 그땐 ‘무조건 이겨낸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1점차 리드 상황에 세이브도 해나가며 값진 경험을 하고 있다”며 “시즌 초반과 달리 지금은 압박감을 견딜 힘도 생긴다”고 덧붙였다.
KT 마무리투수 박영현이 30일 수원 삼성과 더블헤더 제2경기에서 10세이브째를 작성하고 포수 강백호와 손을 맞잡고 있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