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윤, 숏폼 말고 롱폼 고수…이 시대에 6분짜리 타이틀곡이라니 (종합)[DA:현장]

입력 2024-07-03 15:1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가수 이승윤이 숏폼 시대에 롱폼 취향을 고수, 선공개 ‘앨범’으로 컴백을 예열한다.

3일 이승윤의 정규 3집 선발매 앨범 [역성] 관련 기자 쇼케이스가 진행됐다.

이승윤은 이날 “올해까지는 정규 앨범을 내는 음악인으로 살아야 겠다는 각오를 했다. 그래서 음악인으로서, 음악씬에서 유의미한 존재라는 생각에서다”라며 “전곡을 통으로 내면 리스너들이 부담스러워할까봐. 개수를 추려서 8개 노래를 먼저 들려드리게 됐다”고 선공개 ‘곡’이 아닌, ‘앨범’을 내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시대가 변화하고 있다. 스트리밍 시대이고 정규 앨범 형태를 고수해야할 의무는 없다. 그럼에도 나는 3년 동안 정규 앨범을 내고 있다. 엄청난 의미는 아니지만 스스로 무의미하진 않은 일인 것 같다. 음악인으로서 점점 나아지고 있음을 느낀다”며 “그런데 내년부터는 이렇게는 못 살겠더라. 너무 힘들다”고 ‘앨범’이 지닌 나름의 의미와 그에 따른 고충을 고백했다.

[역성]은 이승윤이 하반기 발매를 목표로 준비 중인 정규 3집 트랙 중 8곡을 선정해 먼저 선보이는 앨범이다. 정규 2집 [꿈의 거처] 이후 약 1년 6개월 만에 발표하는 앨범이기도 하다. 정해진 흐름을 거부하고, 가요계 거대한 파장을 만들겠다는 이승윤의 각오가 담긴 앨범으로 이승윤과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조희원, 지용희, 이정원 등 실력파 뮤지션들이 함께해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이승윤은 “타이틀곡 ‘폭포’에 ‘내 분수를 이제 보여줄게’라는 가사가 있다. 이번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가사다. 나는 잔인한 현실주의자다. ‘내 분수를 알고 살자’가 인생관이다. 음악적으로 나의 ‘분수’는 이런 것이라는 걸 보여주고자 한다”라고 앨범을 소개했다.

더블 타이틀곡으로, '폭포'는 관성을 거스르는 사이키델릭 얼터너티브 스타일의 곡이다. 6분가량의 긴 호흡 속에 웅장한 오케스트라 연주와 밴드 사운드가 절묘하게 하나 되어 마치 눈앞에서 쏟아지는 거대한 폭포를 연상시킨다. 또 '폭죽타임'은 어둠을 거스르는 포스트 개러지 스타일의 음악으로, 여름밤 페스티벌 엔딩의 불꽃놀이가 연상되는 펑키한 사운드가 매력적이다.

‘폭포’는 정식 공개 전 공연에서 먼저 관객들을 만난 곡이다. 관련해 이승윤은 “앨범 작업을 1년 넘게 하고 있었다. 작년에 연말 콘서트를 하면서 그냥 부르고 싶어서 불렀다. ‘폭포’는 6분이 넘는 곡이다. 왜 이 시대에 타이틀곡이 될 수 없는가를 고민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숏폼 시대에 롱폼 취향을 유지, “감독판 같은 곡이다. 만들다보니 전주가 1분, 총 6분이 된 노래였다. 굳이 줄이고 싶지 않았다”며 “함께 작업하는 스태프들과 고민했다. 우리가 융화되지 못하는 건지, 우리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맞는 건지. 후자를 택했다”고 의미를 덧붙였다.

이승윤에 따르면, 수록곡 모두 발칙하다. 이승윤은 “발칙하다. 용기가 필요한 주제였다. 그래서 용기가 필요한 사람들이 듣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신보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신보에는 타이틀곡 2개를 비롯해 체스판을 벗어나 검은 현을 들고 밖으로 향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검을 현', 시스템을 거부하고 '온전한 나'로 존재하겠다는 'SOLD OUT(솔드 아웃)', 때로는 승자가 누구일지 자명하더라도 응원해 주는 이들을 위해 그 결과를 뒤엎겠다는 '리턴매치'가 담긴다. 이어 규정된 순도보다 더 진한 우리만의 순간을 맞이하고 싶다고 노래하는 '28k LOVE!!(28k 러브!!)', 목적지가 꼭 같지는 않지만 어딘가에서 반드시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는 '내게로 불어와', 캐논 형식을 차용한 곡으로 완벽하기보다 가장 아끼는 것을 주겠다고 고백하는 '캐논' 등 총 8곡이 수록됐다.

특히 이승윤은 “앞으로 공개될 정규 3집은 ‘역성’ 제목에 더 잘 부합하는 곡이다. 이 친구가 어떻게 산화되어 가는 지를 지켜볼만한 앨범이다. 내 뚝심은 간지다. 간지나게 살다가 간지나게 떠나고 싶다”고 해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면서 “히트곡이 없는데 티켓 파워가 좋은 가수라는 평가, 정확하다. 히트곡을 내고 싶은데 낼 능력이 안 된다. 다만 손익분기점은 넘겨서 회사 관계자들이 절망에 빠지지만 않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이승윤은 3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정규 3집 선발매 앨범 [역성]을 발매한다. 이승윤은 오는 9월 28~29일 서울을 시작으로 전주, 부산 등에서 전국 투어 '2024 LEE SEUNG YOON CONCERT 易聲(역성)'도 개최한다.

전효진 동아닷컴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