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정보근, 손성빈, 이정훈(왼쪽부터).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한번 해봐야죠.”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57)은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포수 조련사 중 한 명이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과 과거 두산 베어스를 ‘포수왕국’으로 이끈 주역이다. 강인권 현 NC 다이노스 감독과 두산 1·2군 배터리코치, 감독으로 호흡하며 리그 정상급으로 키운 포수가 여럿이다. 한국야구 최고 포수 반열에 오른 양의지(두산)를 비롯해 박세혁(NC), 최재훈(한화) 등이 대표작이다.
김 감독은 롯데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당초 유강남을 주전으로 확고히 정해놓고 정보근, 손성빈, 서동욱, 강태율 등 재목 중 미래 주전감을 찾으려 했지만 유강남이 다치면서 계획이 수정됐다. 유강남은 17일 왼 무릎 내측 반월판연골 봉합 수술을 받았다. 재활만 7개월이 걸린다.
이에 김 감독은 기존 포수에 최근 포수 훈련을 받는 이정훈까지 포함시켜 안방 재정비에 나섰다. 그러나 공·수가 다 되는 재목은 없다. 정보근은 볼배합, 손성빈은 공격, 이정훈은 수비 면에서 경험이 필요하다. 김 감독은 “대타, 대수비 등 역할을 나눠 적절히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육성 측면에서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주전 포수 부재다. 김 감독이 두산 시절 박세혁을 주전으로 육성했던 건 양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2010년대 후반 박세혁에게 양의지만큼의 출전 기회를 주며 체력 안배와 육성을 동시에 챙겼다. 양의지가 2019년 NC와 프리에이전트(FA) 계약으로 떠났지만 박세혁이 주전 안방마님을 맡았고, 공백은 최소화됐다. 김 감독은 “포수와 유격수는 리더가 있어야 하는 포지션”이라며 “(유)강남이가 올 시즌 컨디션이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경기에 나가면 (다른 포수와) 다르긴 다르다”고 얘기했다.
김 감독은 두산 시절 박세혁이 공에 얼굴을 맞고 전열을 이탈했을 때 장승현, 최용제 등 각각 공격과 수비에 재능이 있는 젊은 포수를 적시적소에 기용해 빈자리를 메웠다. 그리고 젊은 포수가 느끼는 부담을 줄이려 경험 많은 베테랑 정상호(현 롯데 1군 배터리코치)를 영입해 안정을 꾀한 바 있다. 이처럼 다양한 경험을 가진 김 감독은 “1군 포수진은 ‘틀’이라는 게 있다. 각자 능력에 따라 역할을 바꿔 가면서 한번 해내보겠다”고 말했다.
사직|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