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30일(한국시간) 사우스파리아레나에서 벌어진 2024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이후 8년 만에 메달을 수확했지만, 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무대응으로 일관해 빈축을 샀다. 파리|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8년 만의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까지 수확했지만, 냉랭한 반응으로 일관했다. 축하와 격려의 인사에도 싸늘한 표정만 지으며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이후 다시 올림픽 무대로 돌아온 북한의 이야기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에 창궐한 2021년 열린 2020도쿄올림픽에 자국 선수 보호를 이유로 불참한 바 있다. 코로나19의 기세가 사그라든 2023년 2022항저우아시안게임에 참가하며 국제무대 복귀를 알렸다. 종합순위 10위(금 11·은 18·동 10)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지만, 경기 외적 이슈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무시하거나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곤 했다.
7개 종목에 걸쳐 16명의 선수를 파견한 2024파리올림픽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심지어 메달을 따내고 기쁜 순간에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30일(한국시간) 사우스파리아레나에서 벌어진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에서 보인 행태가 대표적이다.
은메달을 목에 건 리정식-김금용(세계랭킹 없음)은 16강전부터 4강전까지 각각 하리모토 도모카즈-하야타 히나(일본·2위), 크리스토프 칼슨-크리스티나 칼베리(스웨덴·9위·이상 4-1 승), 웡춘팅-두호이켐(홍콩·4위·4-3 승)을 잇달아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결승에선 왕추친-쑨잉샤(중국·1위)에게 2-4로 패했지만, 올림픽 무대에서 세계적 기량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북한 리정식(오른쪽)-김금용은 30일(한국시간) 사우스파리아레나에서 벌어진 2024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세계적 기량을 뽐냈지만, 수상자 공식 기자회견에선 단답형으로만 일관해 아쉬움을 샀다. 파리|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그러나 이후 태도는 세계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리정식-김금용은 취재진의 질문에 응답하지 않고 지나갔다. 북한 관계자도 이 같은 장면이 당연하다는 듯 바라봤다. “축하한다. 수고했다”는 취재진의 말에 북한 관계자는 놀라는 눈치였지만, 이내 시선을 외면한 채 믹스트존을 떠났다.
이어진 수상자 공식 기자회견에서 리정식-김금용은 입을 열기 시작했지만, 짧은 답변으로 일관했다. 취재진의 질문에 주로 답변한 김금용은 시시때때로 자국 관계자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답했다.
“대회 준비를 어떻게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리정식은 “자국에서 했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김금용 역시 은메달 수상 소감을 “중국전에서 많이 배웠다. 더 열심히 노력해 금메달에 도전하겠다”고 짧게 밝혔다.
다른 나라 선수들처럼 은메달 획득에 따른 기쁨, 결승전 패배로 인한 아쉬움 등은 이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었다. 종전과 달라진 것 하나 없는 북한의 모습에 전 세계 취재진은 혀를 끌끌 찼다.
파리|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