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는 올 시즌 초반 역대급 승점 수확 페이스를 보였지만, 여름이적시장 동안 주축 선수들의 대거 이탈로 전력 약화를 겪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FC의 올 시즌이 ‘용두사미’로 끝날 위기다. 여름이적시장 동안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지만, 소극적인 선수 영입으로 전력 약화를 자초했기 때문이다.
수원FC는 15일 현재 12승5무9패, 승점 41로 5위에 올라있다. 강등권(10~12위) 대전하나시티즌~대구FC(이상 승점 24)~전북 현대(승점 23)와 격차를 크게 벌려놓은 덕분에 4시즌 연속 잔류가 유력하다.
그러나 잔류에만 만족하긴 아쉽다. 시즌 초반 인상적 페이스를 보여서다. 올 시즌 수원FC는 구단 역대 최소경기 10승(20경기)을 달성하며 역대 최고 성적인 2021시즌의 5위(승점 51)를 뛰어넘을 기세였다. 정규리그 3위까지 얻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충분히 노려볼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광주FC(0-1 패)~대전하나(1-2 패)에 잇달아 패하는 바람에 6위 FC서울(승점 39), 7위 광주(승점 37)와 승점차가 크게 줄었다. 여름이적시장에서 이승우와 권경원이 각각 전북과 코르파칸클럽(아랍에미리트)으로 떠나고, 김천 상무에서 전역한 이영준과 박민규도 나란히 그라스호퍼(스위스)와 콘사도레 삿포로(일본)로 이적한 여파다.
공격수 안병준과 미드필더 손준호, 노경호, 한교원, 수비수 소타(알바니아), 골키퍼 정민기를 데려왔지만 이들 모두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소타와 노경호는 K리그1에서 검증이 필요하며, 손준호와 안병준은 각각 중국 내 구금 사건과 부상으로 90분을 온전히 소화하기 힘들다. 한교원과 정민기도 아직 존재감이 약하다. 이적생들의 미미한 활약은 파이널라운드 그룹B(7~12위) 추락을 걱정하는 처지에 놓인 이유다.
시즌 초반 승점 수확 페이스가 비슷했던 선두 강원FC(승점 47)와 비교되는 행보다. 강원은 주포 야고(브라질)가 울산 HD로 이적하자, 김경민과 코바체비치(크로아티아) 등을 잇달아 영입해 전력 약화를 최소화했다. 수원FC가 2연패에 빠진 사이 강원은 전북(4-2 승)~김천(2-1 승)을 모두 꺾고 1위로 올라섰다. 초반 호성적에 취해 여름이적시장을 안일하게 보낸 수원FC로선 강원의 도약이 씁쓸하게 느껴질 터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