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희는 18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카르노에서 열린 제77회 로카르노 국제 영화제 폐막 및 시상식에서 리투아니아·라트비아 영화 ‘마른 익사’의 주연배우 네 명과 함께 국제 경쟁 부문 최우수 연기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1946년 시작된 유서 깊은 국제 영화제 로카르노는 예술적이고 실험적인 ‘작가 주의 영화’들을 선보이는 대표적 영화 축제다. 남·여 주연상을 지난해부터 ‘성중립적’으로 바꿔 수상작 2편 주연 배우에게 성별 구분없이 최우수 연기상을 수여하고 있다.
호명 직후 홍상수 감독과 손을 맞잡고 기쁨을 나눈 김민희는 무대에 올라서도 “이렇게 아름다운 영화 만들어주신 홍 감독님, 저는 당신의 영화를 너무 사랑합니다”는 수상 소감으로 그를 향한 ‘여전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민희와 홍 감독은 2015년 영화 ‘지금은 맞고 그때는틀리다’를 통해 연인으로 발전, 2017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를 선보이며 불륜 관계를 인정하고 ‘9년째 깊은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이후 김민희는 ‘오로지’ 홍 감독 영화에만 출연하고 있다.
김민희와 홍 감독이 협업한 15번째 영화 ‘수유천’은 여대 강사가 수년째 일없는 외삼촌에게 촌극 연출을 부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홍상수의 남자’ 권해효를 비롯 조윤희, 하성국 등도 출연하며 김민희는 제작실장으로도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렸다. 하반기 국내 개봉 예정이다.
김민희의 이번 수상으로 인해 홍 감독은 로카르노 국제 영화제에 ‘최다 초청’(4회)돼 최다 수상(5회)의 영광을 안은 국내 감독이 됐다. 홍 감독은 2013년 영화 ‘우리 선희’로 로카르노를 처음 찾아 감독상을 받았고, 2년 후인 2015년에는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로 최고상인 황금표범상과 남우주연상(정재영)을 거머쥐었다. 2018년에는 ‘강변호텔’을 주연한 기주봉에게 최우수 연기상을 안겼다.
한편, 이번 시상식의 황금표범상은 리투아니아 감독의 사울레 블류바이테 감독의 ‘독성’이 차지했으며 감독상은 ‘마른 익사’를 연출한 라우리나스 바레이샤 감독이 받았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