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김민혁이 18일 수원 두산전 9회말 1사 후 끝내기 홈런을 쏘아 올리자 덕아웃의 동료들이 환호하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KT 위즈 김민혁이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터트리며 팀을 3연패 위기에서 구했다.
김민혁은 1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홈경기에서 5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1득점의 활약으로 팀의 5-4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첫 홈런을 9회말 극적인 끝내기포로 장식하며 활짝 웃었다. 2연패에서 벗어난 KT(55승2무59패)는 인천에서 한화 이글스에 1-7로 패한 5위 SSG 랜더스(56승1무58패)와 격차를 1경기로 좁혔다.
김민혁은 올 시즌 2차례나 부상자명단에 오르며 마음고생을 했다. 2021년부터는 꾸준히 공격에서 경쟁력을 보였는데, 올해도 한창 타격감이 올라오던 타이밍에 부상을 입어 아쉬움이 컸다. 스스로도 “시즌 초 좋았는데 햄스트링 부상 이후 페이스가 떨어졌다. 복귀 후 찬스는 놓치고 주자가 없을 때 타격을 해서 혼자 야구를 하는 느낌이었다”고 돌아봤다.
이날 김민혁은 멜 로하스 주니어가 2번타자로 자리를 옮기면서 1번 타순에 배치됐다. 데뷔 후 가장 많은 1065타석을 소화한 익숙한 자리지만, 올 시즌에는 51타석에만 들어선 까닭에 다소 어색할 법도 했다. 그러나 팀이 필요로 할 때마다 집중력을 발휘했다. 2-0으로 앞선 2회말 2사 1루에서 중전안타로 득점 기회를 키웠고, 로하스의 적시타로 3-0이 됐다.
4-4 동점이던 9회말에는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드라마를 썼다. 볼카운트 3B-1S에서 두산 마무리투수 김택연의 5구째 시속 149㎞ 직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아치(비거리 115m)를 그렸다. 스트라이크존에서 벗어난 몸쪽 낮은 공을 걷어올려 파울폴 안쪽에 타구를 떨어트렸다. 배트를 치켜들고 타구를 응시하던 김민혁은 환호하며 베이스를 돌았다. 김민혁의 데뷔 첫 끝내기홈런이었다.
KT는 앞선 2경기(16~17일)를 모두 패한 데다 최근 7경기에서 1승(6패)에 그친 까닭에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은 상태였다. 앞선 5경기에서 경기당 2득점(총 10점)에 그치는 등 공격이 뜻대로 풀리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이날 테이블세터진으로 나선 김민혁과 로하스(3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가 4안타 3타점을 합작하며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이강철 KT 감독도 경기 후 “선제 타점을 기록한 황재균과 로하스 등 베테랑의 활약이 돋보였다. 마지막에 김민혁의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민혁은 “직구를 노렸다. 홈런으로 끝내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진짜 홈런이 나올 줄은 몰랐다”며 “감독, 코치님들께서 믿고 기용해주신 덕분에 좋아진 것 같다. 선수는 영웅이 되고 싶은 욕구가 있는데, 나도 그렇다. 그게 오늘 나와서 좋다”고 기뻐했다.
수원|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