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자유를 구속한다는 남편과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남편 때문에 아들이 망가지고 있다는 아내의 극과 극 이상이 공개됐다.
전날(19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는 정반대의 성향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는 ‘강자 부부’가 출연했다. 극과 극 성향으로 사소한 일상부터 양육관까지 의견 차이가 극심하다는 두 사람은 특히 아이의 말과 행동에 대한 대립각이 커서 이혼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자 부부’의 아내는 60세, 남편은 64세로 노년기에 접어들고 있는 나이임에도 ‘양육’과 관련된 문제로 다투고 있었는데 일상 영상에서 둘째 아들은 아내에게 과격한 말까지 쏟아내 충격을 줬다. 심지어, 둘째 아들과의 불화 때문에 경찰까지 불렀던 적이 있다고 고백한 아내. 그러나, 남편은 그런 둘째 아들이 ‘평범한 아이’라고 말하며 아들이 과격하게 변한 이유가 아내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남편은 둘째 아들이 아내에게 정신적인 폭력과 억압을 당했고, 그런 아이를 따뜻함으로 보살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내는 아이의 과격한 모습까지 감싸야 한다는 남편의 주장에 답답함을 보였다.
▶ 게으른 남편이 답답한 아내 vs 철인 아내를 맞춰줄 수 없는 남편
순천의 소문난 일개미인 아내는 새벽 4시 30분부터 출근 준비를 했다. 새벽 5시, 차 안에서 옥수수와 두유로 끼니를 때우며 2200평의 농지를 혼자 관리하고, 낮에는 부동산 보조원 일까지 하는 아내. 심지어 직접 재배한 작물을 마트에 판매하는 일까지 하는 아내의 열정은 감탄을 자아냈다.
남편은 고등학교 영어교사로 33년 동안 근무한 후 현재는 은퇴 생활을 즐기는 중으로, 남편의 일과는 30살 자폐 1급 첫째 아들을 발달 장애 학교에 보내는 것이었다. 주로 아이들을 돌보는 데에 시간을 보낸다는 남편.
그러나 아내는 남편이 학교 보내는 것 외에 아들의 교육을 도와주거나 집안일 등은 전혀 하지 않는다며 남편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첫째 아들이 집안 곳곳에 있는 틈새마다 쓰레기를 버리는 행동을 반복하는데 아내는 남편에게 청소하라고 해도 잔소리로만 생각하고 남편이 간섭하는 것 자체를 싫어한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또한, 남편은 첫째 아들을 학교로 보내면서 면도, 씻기, 아침밥 챙기기를 모두 놓쳐 지켜보는 MC들 역시 안타까운 마음을 보였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가 방전이라는 게 없는 ‘철인’이라며 아내를 맞춰주기 힘들다고 말했다. 아내는 자신과 다른 의견을 제시하면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는 남편. 집에서 아내의 눈치만 살피고 있는 남편은 “아내는 대화에 지시와 명령밖에 없다.”라며 아내의 지적과 화로 인해 항상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했다면서 심지어 아내의 명령으로 공사장 일까지 뛰어들었다고 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남편은 아내의 지시에 지쳐가고, 아내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남편이 답답한 상황이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두 사람에 대한 성향을 먼저 파악했다. 아내는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성격, 남편은 현실적이고 신중한 성격이라고 설명하며, 남편은 적극적인 아내가 공격적이라고 느껴지고, 아내는 남편이 나태하다고 생각이 드니 30년 동안 다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두 분의 이야기 모두 틀린 이야기가 아니다. 단지 성향 차이이며, 부부의 접점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 엄마한테 각종 욕설을 내뱉는 20살 아들…아들 욕설까지 포용하려는 남편
두 사람의 가장 큰 갈등은 두 아들에 대한 교육관 차이였다. 자폐 1급을 진단받은 첫째 아이가 아내가 자리를 잠깐 비운 사이 간장통을 마구 꺼내자, 남편은 “옳지”라고 말하며 가만히 두었다. 반면, 아내는 첫째 아들이 잔뜩 꺼내놓은 간장통을 발견하자, 아들에게 간장통을 제자리로 돌려놓으라고 지시했는데, 결국 아들 대신 남편이 치워주었다.
또, 첫째 아들은 식사 도중 남편에게 손짓으로 물을 떠달라고 했고, 남편은 아들이 원하는 대로 물을 떠주었다. 반면, 아내는 물을 떠주면 버릇이 된다며 스스로 하게끔 다시 시켰다. 이에, 남편은 “(교육은) 자유로운 상태에서 해야 한다. 통제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혀 두 사람의 갈등은 깊어만 갔다. 이어, 오전에 남편이 하지 못한 첫째 아들 면도를 시키려는 아내. 첫째 아들이 면도를 거부하자 강압적인 말투를 사용했다. 스스로 면도할 때까지 회초리를 들고 첫째 아들의 옆에 서 있는 아내를 본 오은영 박사는 “아이가 스스로 생활할 수 있는 자조 능력을 기르지 못할까 봐 걱정하는 마음은 이해하나, 현재와 같은 훈육은 아끼는 큰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갈 거라고 본다”며 자폐 아이가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의미를 알려주었다. 먼저, 자폐를 가진 아이들은 사람이 주는 다양한 자극을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데 근본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람이 주는 정서적인 자극을 해석하는 데 더 어려워 (좋은 의미더라도) 언성을 높이면 공포에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상동 행동은 공포에 빠지면 더 심해지는데 그 이유는 상동 행동을 함으로써 불안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상동 행동 밑면은 ‘불안’인데, 그 행동을 못 하게 하고, 고쳐주겠다고 무섭게 하면 더 나빠진다며 아이가 편안해질 방법을 의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첫째 아들에 대한 양육관 차이뿐만 아니라, ‘둘째 아들’을 둘러싼 갈등이 깊은 ‘강자 부부’. 아내는 둘째 아들이 집을 자주 비우고, 집에 있어도 밥 먹고 잠자는 것을 제외하고는 게임만 한다고 언급했다. 중학교 졸업을 겨우 하고, 고등학교를 자퇴했다는 20살 둘째 아들. 아내는 지금 둘째 아들이 너무 커버려서 버릇을 고칠 방법이 없다며 고민을 털어놓았다. 아내는 남편에게 외출 중인 둘째 아들에게 통화 해보라고 시키다 직접 통화를 하는데, 어쩐지 아내는 둘째 아들과 직접 대화하는 것을 머뭇거렸다. 둘째 아들도 아내의 전화에 “평소엔 관심도 없더니 갑자기 전화를 왜 해”라며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아내는 둘째 아들이 중학교 1학년 때 게임을 시작하고 난 뒤 변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남편은 “첫째 아이가 자폐로 성장하면서, 둘째 아이에 대한 기대가 컸고, 아내는 둘째를 본인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키우려다 둘째 아들이 반발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아내는 둘째 아들이 자신에게 험한 말을 하거나, 각종 욕설까지 한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MC들이 더욱 충격에 빠진 것은 아들의 욕설에도 “아직 아기니까 따뜻하게 대해줘야 한다”는 남편의 입장을 듣고 나서였다. 실제로 일상 영상에서 둘째 아들과 아내는 눈만 마주치면 싸움이 일어나, 불안한 상황이 이어졌다. 아내가 아이를 따뜻하게 대해주면 괜찮아질 것이라는 남편과 남편이 방관하면서 아이가 변했다는 아내. 그리고 두 사람 사이에서 엇나가 버린 아이까지. 수위가 높은 둘째 아들의 행동에 MC들도 크게 충격을 받았다.
특히 둘째 아들은 계속되는 엄마의 추궁에 "엄마가 내 인생을 망쳐놨다"며 말이 안 통한다는 듯 울분을 토해냈다. 엄마는 제작진에게 "아들 눈이 풀렸다. 마약 검사 해봐야할 것 같다"고 해 충격을 안겼다. 오은영 박사는 부부의 문제를 넘어 가족 4명의 고통이 너무 극심하다며 ‘강자 부부’의 사연을 해결하기 위해 둘째 아들을 직접 스튜디오로 초대했다.
한편 방송 말미 공개된 다음 주 예고편에서는 강압적인 아내와 자유를 무기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남편 ‘강자 부부’ 2부가 소개됐다. 2부에서는 둘째 아들이 엄마에게 욕설을 하게 된 충격적인 이유가 밝혀지는데, 오은영 박사까지 “어머님, 정신 차리세요!”라고 단호하게 말해 과연 어떤 사연일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2부는 오는 26일 월요일 밤 10시 45분 방송하는 ‘결혼지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이슬비 동아닷컴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