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 감독의 울산은 빡빡한 후반기를 앞두고 있다. 사진 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8월까지 쉴 틈 없이 달려왔지만, 혹독한 일정은 당분간 계속된다. 특히 울산 HD, 포항 스틸러스, 광주FC, 전북 현대 등 2024~2025시즌 아시아 클럽대항전에 출전할 K리그1 4팀의 후반기 일정은 몹시도 빡빡하다.
물론 모두가 같은 무대는 아니다. K리그1 3연패에 도전하는 울산과 모처럼 우승 경쟁에 뛰어든 포항, 6강 경쟁을 펼치는 광주는 최상위 무대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 출전하고, 전북은 그 아래 단계인 ACL2에 나선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와 흡사하다.
대회 위상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상금 규모를 크게 높이고 출전팀을 24개로 줄인 ACLE는 ‘진정한 의미의 챔피언스리그’로 볼 수 있다. 첫 대회의 상징성까지 고려하면 매력이 넘친다. 김판곤 울산 감독과 박태하 포항 감독은 “우리를 증명할 기회다”, 이정효 광주 감독은 “구단과 선수들이 동반 성장할 수 있다”며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다음 달 막을 올릴 ACLE 리그 스테이지부터 매 경기 총력전이 불가피하다. K리그가 속한 동아시아지역에선 12팀이 8강 진출을 다툰다. 창단 이후 최초로 국제대회 티켓을 거머쥔 광주가 가장 먼저 출격한다. 9월 17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와 맞붙는다. 포항은 같은 날 상하이 선화(중국)와 원정경기를 치른다. 울산은 9월 18일 홈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 만난다.
박태하 포항 감독도 고단한 시즌 후반기 일정이 걱정스럽다. 사진 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9월은 2024시즌 K리그가 막바지로 치닫는 시점인 데다,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이 시작되는 시기라 선수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부상 위험도 올라간다. 영리한 힘의 배분과 적절한 로테이션이 필수다. 특히 대표팀 차출 빈도가 많은 울산은 훨씬 긴장해야 한다.
공교롭게도 울산, 포항, 광주는 코리아컵(FA컵) 4강에도 올라있는 상태다. 21일 광주와 울산이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맞붙었고, 포항은 제주 유나이티드와 원정 1차전을 벌었다. 28일 2차전 결과와 결승 진출 여부에 따라 이들 3개 팀은 ‘세 마리 토끼몰이’도 염두에 둬야 한다.
그러나 전북은 ACL2에 신경 쓸 여력이 없다. 9월 19일 세부FC(필리핀)와 원정경기로 ACL2 조별리그를 시작할 전북은 K리그1 잔류에 집중해야 할 처지다. 이 때문에 1.5진과 젊은 선수들 위주로 ACL2 엔트리를 꾸릴 전망이다. 김두현 전북 감독도 “생존이 우선”이라는 굵고 짧은 한마디로 K리그에 ‘올인’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광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