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정재희(가운데)가 2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준결승 원정 1차전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제공|대한축구협회
포항 스틸러스 박태하 감독의 ‘태하드라마’가 돌아올 조짐이 보인다.
포항은 2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제주 유나이티드와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준결승 1차전 원정경기에서 2-2로 비겼다. 후반 추가시간 정재희의 동점골로 극적인 무승부를 거뒀다. 28일 포항스틸야드에서 펼쳐질 2차전 홈경기에 좀 더 희망을 걸 수 있게 됐다.
포항은 초반부터 고전했다. 전반 4분과 11분 김주공과 유리 조나탄(브라질)에게 연속골을 내줬다. 전반 추가시간 전민광의 만회골로 추격했지만, 후반 막판까지 제주 수비진을 좀처럼 뚫지 못했다.
하지만 정재희의 집중력이 포항을 구했다. 후반 55분 한찬희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대각에서 오른발로 감아차 제주 골문 구석을 뚫었다. 올 시즌 포항이 유독 극적인 경기를 자주 펼치면서 붙은 ‘태하드라마’라는 별명에 걸맞은 장면이었다.
정재희는 ‘태하드라마’의 단골 주연이었다. 올 시즌 리그에서 터트린 8골 중 절반을 후반 추가시간에 뽑았다. 그의 엄청난 집중력 덕분에 포항은 시즌 초반부터 착실히 승점을 쌓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날 제주전에서 모처럼 자신의 클러치 능력을 다시 뽐냈다.
올 시즌 박 감독의 부임과 함께 꾸준히 선두권을 유지했던 포항은 최근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김천 상무~이달 11일 FC서울~17일 전북 현대를 잇달아 만나 모두 1-2로 져 3연패에 빠졌다. 1~2위를 오가던 순위는 어느새 4위(12승8무7패·승점 44)까지 떨어졌다.
제주전에서 승리하진 못했지만, 분위기를 바꿀 동력은 얻었다. 24일 안방에서 열릴 대구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28라운드를 앞두고 큰 자신감을 얻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을 되살린 포항이 다시 반등할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