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균의21C必聽음악실]표절의혹불구드라마살린‘완소연주곡’

입력 2008-06-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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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OST는 2000년대 중반 가요 제작자들에게 인기 아이템이었다. TV 가요 프로그램에 출연만 하면 음반이 1만장씩 나가던 장미빛 시대가 저물고 불황의 수렁으로 빠져들 즈음에 그러했다. 수백만이 보는 드라마는 배경음악으로 사용되는 노래에 일정 수준 이상의 관심과 매출을 보장하는 확실한 보증수표였다. 요즘 음원의 시대가 열리면서 드라마 OST의 불패 신화도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OST는 여전히 가요계에 있어 큰 홍보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신인 가수 또는 인지도가 확고하지 않은 중견 가수들을 알릴 수 있는 등용문으로 기능하고 있다. 가요 시장의 주요 장르 중 하나가 된 OST에 있어 2000년대의 기념비적 음반은 2004년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OST 중 두 번째 앨범인 ‘Neverending Story’(이하 ‘미사 2집’)를 꼽을 수 있다. 1, 2집 합쳐 20만 장에 이르는 판매량도 최상급일 뿐 아니라 드라마 OST의 본질에도 가장 충실한 음반이라 그러하다. 사실 미사 2집은 명반이라 부르기에는 흠이 많다. 메인 테마가 일본 드라마 ‘하늘에서 내리는 1억개의 별’ 주제가의 표절 논란이 있었고 저비용으로 제작되는 한국 드라마 OST답게 사운드에 있어서도 좀 부실하다. 하지만 2000년대 드라마 OST 중 필청 음반임에는 부족함이 없다. 드라마 OST는 등장인물의 감정이나 스토리 라인의 주요 전환점을 부각시켜 극적인 긴장감을 고조시킬 필요가 있을 때 사용되는 배경음악들의 모음이다. 이런 본래 목적에 가장 충실하면서 한국 드라마 OST 사상 가장 아름다운 연주곡 모음집이 바로 미사 2집이다. ‘미사’ OST는 2004년 겨울 박효신의 불멸의 히트곡 ‘눈의 꽃’이 담긴 1집과, 이 음반의 성공에 힘입어 드라마 삽입 연주곡 모음 위주로 추가로 발매된 2집, 두 버전으로 존재한다. 이 중 미사 2집의 손을 들어 주게 되는 것은 1집이 ‘눈의 꽃’ 외에는 OST로서 장점을 찾기 힘든 여러 가수의 단순한 노래 모음집 차원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미사 2집은 현악기의 연주가 드라마의 비장미를 고조시키는 데 얼마나 효과적인 음악적 방식인지를 잘 보여준다. 서글픈 왈츠풍의 ‘메인 타이틀’, 애틋한 피아노 소품 ‘이방인’ ‘은채의 방’ ‘설레임’, 그리고 바이올린의 피치 급상승 후 타악기를 도입해 진한 긴장감을 부여하는 ‘마지막 선택’ 등 음반은 드라마 명장면과 뗄 수 없는 완소 연주곡들로 가득하다. 최 영 균 스포츠지 대중문화 전문 기자로 6년간 음악·영화에서 열정을 불태운 몽상가. 지금은 ‘킬러 콘텐츠’를 만든다며 매일 밤 담배와 커피를 벗삼아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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