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태왕사신기’ ‘이산’에 이어 이번엔 SBS ‘온에어’까지 큰 성공을 거둔 인기 드라마가 잇따라 돈 문제에 얽히면서 잡음이 생기고 있다.
‘온에어’의 경우 최근 수개월째 임금이 체납된 스태프들이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 ‘주고 싶어도 줄 돈이 없다’
SBS ‘온에어’의 제작사 K드림 측이 7일 밝힌 미지급 임금은 제작진을 비롯해 주요 배우들까지 약 10억 원. K드림 측에 따르면 이 금액은 방송사인 SBS가 제작비로 지급키로 한 약 27억원 가운데 제작사에 미 입금한 금액과 거의 일치한다. 문제의 10억원은 현재 ‘지급 정지 명령’에 묶여 통장에서 인출이 불가능하다.
● ‘카드 돌려막기와 똑같다.’
SBS가 지급한 제작비 잔금이 통장에서 인출되지 못하는 것은 제작사가 현재 소송에 휘말려 있기 때문이다. K드림은 ‘온에어’를 회당 약 2억4000만원씩 50억원 규모로 제작했다.
이 가운데 제작사는 방송사에서 받을 돈을 제외한 30여억 원을 투자사 수 군데에서 먼저 빌려 썼다. K드림은 드라마 방영되는 동안 모 기업의 경영권 양도와 함께 30억원을 투자받기로 했으나 이 돈의 차입이 늦어지면서 일이 꼬인 것.
●‘고비용 구조에 불경기까지?’
문제는 21부작짜리 드라마 ‘온에어’가 총 제작비로 50억원을 썼다는 점. 이 드라마는 제작 초반 주연 배우 4명의 자진 출연료 삭감으로 화제를 모았다. K드림의 한 관계자는 “통상 미니 시리즈에는 12~13명의 주요 배역이 등장하는데 ‘온에어’의 경우 그 숫자가 20명을 넘었다”며 “고액 개런티를 넘어서자 또 다른 장벽을 만난 격”이라고 밝혔다.
장기화 추세에 접어든 불경기도 직격탄이 됐다. 방송사가 지급한 액수 외에 나머지 제작비는 간접 광고인 PPL과 해외 판권 판매 등으로 충당하는 게 보통.
K드림은 “‘온에어’의 PPL이 10억 원 대에 불과하다”며 “해외 판매도 일반의 예상과는 달리 순조롭지 못해 자금 운영이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