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프로듀서 서태지가 ‘한국의 우드스탁’에 대한 야망을 드러냈다.
서태지는 13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콘티넨탈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ETPFEST 2008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도 세계시장에 선보여도 손색이 없을 록 페스티벌을 만들고 싶어 ETPFEST를 2000년부터 개최해왔다”면서 “좋은 아티스트를 초대해 좋은 공연을 보여준다면, (ETPFEST가)한국의 우드스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드스탁은 1969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세계 최대의 록 페스티벌로 대회마다 30~50만 명이 참여해 참여하는, 아티스트와 관객에서 최고수준을 자랑한다.
서태지는 평소에도 자신이 기획하고 주최하는 록페스티벌 ‘ETPFEST’에 상당한 애착을 보여왔으며, 비활동기간이던 2005년에도 참여하려 했다가 대회자체가 무산되면서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서태지는 “우리나라에서도 ETPFEST와 같은 록 문화를 꿈꿔왔고, 록 페스티벌을 준비해왔는데, 2000년부터 4회째를 맞으면서 도심형 록 페스티벌로 발전시켜왔다. 도심에서 록 공연을 즐기고 집으로 돌아가게 하고 싶었다. 이번에도 멋진 록 페스티벌을 준비했다. 음향, 무대 조명도 모두 좋다. 깜짝 놀랄만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4년 만에 열리는 이번 ETPFEST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태지는 “앞으로도 글로벌 록 페스티벌로 매년 열수 있도록 노력중이다. 세계에 내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록 페스티벌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TPFEST 참가 아티스트에 대한 초청기준에 대해서는 “사심이 들어간 섭외는 아니고, ETPFEST와 어울리고 한국 팬들이 보고 싶어 하는 분들을 모셨다. 어려웠지만 섭외하고 싶은 분들을 초대해서 좋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서태지는 ETPFEST가 매년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벌써 내년 행사도 기획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번 ETPFEST에 개그맨 유세윤이 속한 개그밴드 ‘닥터피쉬’ 참가여부에 대해 “아티스트의 무대 중간중간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 재미있는 요소를 많이 보여줄 것”이라며 “상당히 재미있는 장면을 볼수 있다”며 닥터피쉬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한편 서태지는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뮤지션으로 들국화를 첫손에 꼽았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서태지는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뮤지션 세 사람’이란 질문에 “대답하기 상당히 어려운 질문인데, 중학교 때 가장 많이 듣고 카피하고 좋아했던 그룹은 들국화”라며 “내 음악생활의 초기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머틀리 크루는 패셔너블하고 재미있고, 핑크플로이드는 음악에 대한 태도에 대해 배울 게 많다”며 나머지 두 뮤지션을 꼽았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서태지 외에도 미국의 4인조 모던록 밴드 데스 캡 포 큐티와 세계적인 쇼크록 뮤지션 마릴린맨슨이 참석했다.
14~15일 펼쳐지는 ETPFEST 첫날에는 잠실야구장 앞 광장 파크 스테이즈에서는 신이치 오사와(몬도 그로소), 에픽하이, 다이시 댄스, 스위밍피쉬, 트랜스픽션 등 10팀이 공연하며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스테이디움 스테이지에서는 서태지를 비롯해 드래곤 애쉬, 몽키 매직, 데스 캡 포 큐티, 맥시멈 더 호르몬, 야마아라시, 피아, 바닐라유니티, 디아블로 등 11팀이 공연한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