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혈농구선수’애킨스母,“아들에게기회를”

입력 2008-11-18 08:43: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애킨스의 어머니 역시 한국의 어머니다웠다. 한국프로농구 입성을 위해 귀화를 준비 중인 혼혈 농구선수 토니 애킨스(28, 미국)의 어머니 전명순씨(59)는 18일 "한국 엄마들은 모두 같다. 아들을 위해서는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다"는 말로 아들에 대한 강한 모성애를 과시했다. 애킨스는 농구명문 조지아공대 출신으로 지난 7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한 KBL 외국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외국인 선수 못지않은 운동 능력을 발휘, 구단 관계자와 언론의 눈길을 끌었다. 지난 5일 KBL은 혼혈선수의 한국무대 진출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고 이에 애킨스와 그의 어머니는 10일 입국해 현재 본격적인 귀화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혼혈선수들의 한국무대 진출에 대해 국내 대학팀들이 해당 선수의 기량검증과 함께 국내에서 성장한 선수들의 발전을 가로 막는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고 지난 2005년에는 해외동포선수와 관련해 드래프트 행사 도중 선수들과 함께 퇴장해버리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번에도 난항이 예상되는 것이 사실이다. 어머니 전명순씨는 혼혈선수의 한국 무대 진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대학 측에 "한 번의 기회라도 주셨으면 감사하겠다"며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전씨는 1968년 미국으로 건너가 유학생 신분으로 지내던 중, 대학교 조교의 소개로 애킨스의 아버지 지웰 애킨스를 만나 7년여의 연애기간을 가진 후 결혼에 골인했다. 전씨는 "남녀가 사랑해서 결혼한 게 뭐..."라는 짧은 대답으로 자신에 대해선 서둘러 말을 마친 채 바로 아들 자랑에 들어갔다. "애킨스가 내 아들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단 한 번도 부모를 속상하게 한 적이 없는 아이다. 성격도 온순하고 친절하다.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뿐만 아니라 애 아버지도 아들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다"며 "애킨스를 위해 일까지 그만둘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전씨는 애킨스가 국내 무대에 입성할 경우, 지난 1968년 이후 40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와 정착할 예정이다. 아버지는 미국에 남아 정기적으로 한국을 드나들 계획이라고 한다.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모두 외아들 애킨스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대단했다. ◇다음은 토니 애킨스의 어머니 전명순씨와의 일문일답 ▲처음 애킨스의 아버지를 만나게 된 계기는? -아시다시피 애킨스의 아버지는 농구선수였고 나는 당시 유학생이었다. 1968년에 미국으로 건너갔으니 정확히 40년 전인 것 같다. 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던 조교선생님의 소개로 만나게 됐다. 이후 조교선생님은 교수가 된 후 보스턴으로 떠나셨고 본격적인 연애를 시작했다. 7년 정도 연애기간을 가졌다. 애 아버지는 현재 미국에 있다. ▲애킨스의 어린시절은 어땠는지? -아이 아버지가 (애킨스가) 첫 돌 무렵일 때부터 공을 가지고 놀게 했다. 그때부터 애킨스는 음식이고 뭐고 간에 공만 있으면 하루를 보낼 정도였다. 2살 때에는 직접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조그만 녀석이 던지는 공이 상당히 셌다. 이 모습에 아이 아버지는 운동을 시켜야 한다며 어렸을 때부터 공원을 데리고 다니며 함께 운동하며 놀아줬다. 애킨스는 6살 때부터 농구뿐 아니라 야구, 미식축구 등 모든 운동을 했다. ▲당시 재미있던 에피소드라도 있는지? -애킨스는 홈런을 칠 정도로 힘이 셌다. 리틀 야구팀에서 활약하던 때, 리틀 야구장에서 홈런을 쳤다. 그런데 애가 베이스를 돌지 않고 경기를 보던 애 아버지에게 뛰어와 안겼다. 무서웠나보다. ▲애킨스의 성격은 어떤지? -매우 온순하고 친절하다. 또 사람을 사랑할 줄 알고 마음이 여린 아이다. 우리 아들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솔직히 애킨스는 부모를 속상하게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기억이 없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아이 때문에 일까지 그만 둘 정도로 열정적으로 사랑을 쏟았다. 애킨스 자신도 가끔 "자기는 온실 속의 화초와 같다"고 말하곤 한다.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다. ▲애킨스가 한국말을 곧잘 하는데? -외할머니와 함께 살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됐다. 따로 한국어 공부를 시키지는 않았다. 할머니 덕에 한국어를 할 수 있게 됐다. 지금도 의사소통을 하는데 큰 문제는 없다. ▲지난 14일 공식 연습경기 이후 호텔에 돌아와 애킨스가 특별히 한 말은 없는지? -상당히 아쉬워했다. 자신이 기량을 100% 보여주지 못한 것을 떠나 양동근이라는 선수와 많은 시간 매치업을 하지 못했다는데 대해서 몹시 아쉬워했다. 연습경기 전부터 나나 애킨스 모두 책자를 통해 양동근이 KBL 톱클래스 가드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한국 대학농구계에서는 애킨스의 한국진출을 반기지 않는 이들도 있다. 어머니의 입장에서 어떤지? -나도 기사와 주위 분들의 말씀을 통해 잘 알고 있다. 이 사항에 대해서 애킨스의 엄마인 내가 뭐라고 말할 입장은 아닌 것 같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한국의 대학입장을 이해한다. 그러나 애킨스는 국가대표가 된다면 죽기 살기로 운동만 할 아이다. 한 번의 기회라도 주셨으면 감사하겠다. 나는 농구를 잘 모르지만 미국에 있을 때 아시안게임을 통해 본 한국 남자농구의 모습은 약했다. 애킨스가 한국농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감사하겠다. ▲애킨스가 KBL에 진출한다면 어머니의 지원이 더욱 중요한데? -(웃으며)다 컸는데 이제 내가 지원을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다른 한국의 어머니들처럼 나 역시 마음속으론 언제나 아들 생각뿐이다. 아들을 위해서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다. 애킨스가 KBL에 진출한다면 한국으로 돌아와 정착할 계획이다. 애킨스의 아버지는 한국과 미국을 오갈 것이다. 【서울=뉴시스】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