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행복담은기분좋은노래“옛멤버들뭉쳐공연하고싶어
“그동안 별이 져왔으니, 이제부터는 다시 떠야죠.”
포크그룹 여행스케치가 2002년 9집 ‘달팽이와 해바라기’ 이후 6년 만에 신곡을 발표했다.
다이어리 형식의 이번 미니앨범으로 오랜 공백을 깨는 워밍업을 한 뒤, 내년 20주년 기념 앨범을 발표하고 ‘제 2의 전성기’를 향해 새로운 여행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1989년 9명으로 출발한 여행스케치는 한 때 멤버수가 13명이나 됐지만, 9집에서 5명, 현재는 팀의 주축인 조병석 남준봉 두 명의 멤버만 남았다.
인터뷰를 위해 최근 스포츠동아를 찾은 두 사람은 이웃집 아저씨 같은 편한 차림이었다. 타이틀곡은 ‘별이 뜬다네’다. 여행스케치의 데뷔곡이자 출세작인 ‘별이 진다네’의 내용을 패러디 형식으로 반전시킨 노래다. 1989년작 ‘별이 진다네’는 ‘추억’과 ‘회상’이 키워드지만, 2008년작 ‘별이 뜬다네’는 ‘현실’과 ‘행복’이 중심이다.
‘별이 뜬다네’는 여행스케치가 가요계의 중심으로 다시 ‘뜨라는’ 주술적 의미이고, ‘반전을 위한 터닝포인트’로 삼고 싶은 희망의 표현이다.
“가수가 노래 따라 간다고, ‘별이 진다네’처럼 여행스케치가 조금씩 하향곡선을 그리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불경기는 계속되고 우울한 소식이 많았는데, 이 노래가 모두에게 희망이 됐으면 좋겠어요. 누구나 가슴에 희망의 별을 키우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 별(희망)이 이 노래처럼 이뤄졌으면 좋겠어요.”(조병석)
이 노래는 6월에 이미 완성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사랑하는 원곡에 대한 폐가 되지 않을까 고민도 많았다고 했다.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노래’라는 주위의 평가에 용기를 냈다. 일곱 트랙으로 이뤄진 이번 앨범은 전작들보다 대중에 쉽게 어필할 수 있는 가사와 멜로디의 음악들이 담겼다. 20년 관록과 신인의 풋풋함이 함께 느껴지도록 적절한 조화를 시도했다. 멤버가 두 명이다보니, 화음을 중시하던 과거와 달리 표현도 많이 자유로워졌다.
여행스케치는 일상의 소소한 소재를 노래에 담는다. 이번에도 그런 기조엔 변함이 없다. ‘이렇게 살다가’는 인생에 있어 절박함, 위기감을 담았다. ‘눈물이 난다’는 기타 하나 목소리 하나로 담백하지만, 가볍지 않게 ‘30대의 청춘’을 노래했다.
여행스케치는 내년 20주년 기념 앨범을 통해 팀을 거쳐 간 멤버들이 다시 한 번 뭉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현재 나무자전거의 김형섭, 작사가 윤사라, ‘코러스계의 대모’ 김현아가 옛 멤버들이다.
“모두가 한번 뭉쳐서 큰 공연장에서 노래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같이 음반도 꼭 한 번 내보고 싶어요.”(남준봉)
여행스케치는 20주년 기념공연과 앨범이 잘 되면, 그 여세를 모아서 동물원 나무자전거 유리상자 등과 함께 ‘포크 2010’(가제)란 이름으로 공연도 하고 음반도 내 포크록의 바람을 일으키고 싶다고 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