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외로운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본격적인 ‘올림픽 모드’의 시작이기도 하다.
‘피겨퀸’ 김연아(18·군포수리고)가 20일에 걸친 국내 체류 일정을 마치고 전지훈련지 캐나다로 떠났다. 2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 김연아는 공항 인터뷰에서 “마치 두 달은 머문 듯한 느낌이다. 힘들기도 했지만 오랜만에 고국에 와서 좋았다”면서 “막상 떠나려니 아쉽지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서 남은 시즌을 잘 마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에서의 20일, “꿈 같았다”
김연아는 11일과 12일 고양시에서 열린 2008-2009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 부문에서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파이널 3연패는 아쉽게 놓쳤지만 홈경기에 대한 부담과 감기로 인한 체력 저하를 딛고 일궈낸 쾌거였다.
김연아는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지만 지금까지의 성과에 만족한다”면서 “앞으로 더 중요한 대회들이 남아있으니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성탄절 자선 아이스쇼 ‘에인절스 온 아이스 2008’을 꼽으면서 “어린 선수들의 기량이 부쩍 향상된 것 같아 기뻤다. 나도 이제 어린 나이가 아닌 만큼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내년 2월 밴쿠버, 3월 LA…선수권대회 박차
이제 김연아는 내년 2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4대륙선수권과 3월 미국 LA에서 개최되는 세계선수권 준비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불의의 부상으로 세계선수권 우승을 놓쳤던 김연아는 “그동안 부상을 자주 겪다보니 그만큼 예방과 치료 방법을 잘 알게 됐다.”며 웃었다. 또 “올 시즌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마무리를 잘 하고 싶다. 남은 대회에서 깨끗하고 실수 없는 연기를 펼쳐 좋은 점수를 받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2010 올림픽 금메달 목에 걸고 싶어요”
물론 더 중요한 목적지는 따로 있다. 2010년 2월에 열리는 밴쿠버 동계 올림픽이다. 올림픽 금메달을 선수 생활의 목표로 삼아온 김연아는 “너무 먼 일은 아직 생각하고 싶지 않다. 일단 이번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다”면서도 “2009-2010 시즌은 ‘올림픽 시즌’이니 이번 시즌의 결과를 바탕으로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김연아는 세계선수권이 끝난 3월말에 다시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인천국제공항|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