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드림’ 품은 24명의 눈빛엔 간절함이 묻어났다!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 현장]

입력 2023-04-25 17: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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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OVO

한국배구연맹(KOVO) 주최의 ‘2023 남자 아시아쿼터 트라이아웃’이 열린 25일 제주 한라체육관. 봄비가 흩날리는 을씨년스러운 바깥 풍경과는 달리 체육관 안은 선수들의 열기로 후끈했다. 아시아 출신 24명의 선수들이 ‘V리그 드림’을 품고 이 자리에 섰다. 비대면으로 진행된 여자부와 달리 남자부는 한 곳에 모여 기량을 겨뤘다. 국적별로는 대만이 8명으로 가장 많았는데, 이날 대만의 한 매체도 현장을 취재했다.

이번 트라이아웃이 갖는 의미는 크게 2가지다. 우선 유럽, 중남미, 아프리카대륙의 외국인선수들을 뽑는 것과 달리 처음으로 아시아선수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다. KOVO는 “선수 운용 효율성을 높이고, 다양한 국적의 선수를 통해 리그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또 하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그동안 동영상만 보고 선수를 선발했던 답답함에서 벗어난 점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동영상만 보고 뽑으면 실패할 확률이 높은데, 이렇게 선수들의 동작이나 눈빛, 표정, 습관 등을 직접 체크할 수 있느니 판단에 큰 도움이 된다”며 반겼다.

첫 날 훈련은 오후 3시 시작됐다. 선수들은 서브, 리시브, 블로킹 등으로 몸을 풀었다. 기합을 넣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쩌렁쩌렁 울렸다. KOVO 관계자는 “오전에 있은 트라이아웃 개최 설명회 때부터 선수들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그들의 간절함이나 애절함을 느낄 수 있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20분 후 연습경기가 이어졌다. 국군체육부대(상무) 배구단의 포지션별 선수 지원이 이뤄진 가운데 세터, 미들블로커(센터), 리베로 3개조와 공격수 6개조를 편성해 임의로 팀을 구성했고, 세트당 15점으로 진행됐다. 식별을 위한 등번호를 단 선수들은 진지했다. 실수를 하지 않으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또 장점을 하나라도 더 보여주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국내 대학무대에서 뛴 몽골 출신들이 눈에 띄었다. 3명이나 도전장을 낸 일본 출신 중에선 리베로 이가 료헤이(29)가 호평을 받았다. 장신(203㎝)의 대만 미들블로커 차이 페이창(22)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7개 구단들은 적극적이었다. 쓸 만한 자원을 찾기 위해 눈을 부릅떴다. 코트 주위에 자리 잡은 구단 관계자들은 그동안 수집한 자료를 펼쳐 놓고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확인했다. 구단별로 원하는 포지션을 중점적으로 지켜봤다.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좋은 공격수를 보기 위해 왔다”고 말했고,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2개 정도의 포지션을 놓고 지켜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연습경기는 27일 오전까지 3차례 진행된다. 이어 27일 오후 드래프트를 통해 V리그에서 뛸 선수가 결정된다. 지명된 선수는 연봉 10만 달러(약 1억3000만 원)를 받는다. 과연 누가 V리그 드림을 이룰까.

제주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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