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홍명보 감독이 “부임 후 가장 부진하다”고 걱정할 정도로 최근 울산의 페이스는 최악에 가까웠다. 2경기 연속 무승(1무1패), 5경기 1승1무3패로 저조했다. 그러나 라이벌을 만나자 달라졌다. 평소보다 높은 집중력, 적극적 움직임, 적은 실수로 값진 승리를 수확했다.
유료관중 집계 이후 홈 최다인 3만756명과 호흡한 울산은 K리그1에서 가장 먼저 승점 60(19승3무5패) 고지를 찍고 단독선두를 굳게 지켰다. 2위권과 격차를 더욱 크게 벌리며 리그 2연패 및 통산 4번째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결과가 정말 절실할 때 특급 스타가 날아올랐다. 부상에서 돌아온 울산의 ‘다용도 공격수’ 엄원상(24)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26분 베테랑 미드필더 이청용의 도움을 받아 빠르고 과감한 돌파로 전북 수비진을 허문 뒤 침착하게 골네트를 흔들었다. 6월 10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 이후 2개월여 만에 터트린 시즌 4호골(3도움)이다.
컨디션이 완전치는 않았다. 24세 이하(U-24) 대표팀의 일원으로 9월 2022항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엄원상은 6월 중국 원정 평가전 도중 오른쪽 발목 인대를 다쳤다. 구단의 집중 관리 속에 재활과 회복에 전념했으나, 여전히 불편함이 느껴지고 100% 몸 상태가 아니다. 꾸준히 경기에는 출전했으나 많은 시간을 소화할 수는 없었다.
이날도 오랜 시간을 뛰진 못했다. 벤치에서 출발해 전반 22분 교체로 피치를 밟았다. 이후 후반 34분 다시 벤치로 물러났다. 교체 자원이 투입됐다가 다시 교체되는 상황은 선수에게 큰 아픔이지만, 엄원상의 경우는 ‘배려’와 ‘관리’의 의미가 강하다. 좋지 않던 부상 부위에 살짝 무리가 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엄원상의 해결사 본능이 번뜩였다. 2월 홈 개막전(1라운드·2-1 울산 승)에 이어 또 다시 전북에 비수를 꽂았다. “최근 결과를 내지 못해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었던 상황에서 반전하게 됐다”는 것이 그의 얘기다. 홍 감독도 “오늘의 득점이 그간 준비한 가장 정확한 장면”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울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