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킬러에 베테랑, 유스까지 전부 통한 포항, 이것이 ‘용광로 축구’ [현장리포트]

입력 2023-08-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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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제카. 사진제공|K리그

불볕더위 속에서 간간이 선선한 바람도 불어오는 시기, K리그1에선 ‘우열반’을 가릴 시간이다. 이제 정규라운드는 팀당 6경기만 남았다. 그 후에는 순위별 6개 팀씩 나눠 파이널라운드(팀당 5경기)를 치러 최종 순위를 가린다.

대부분 팀들의 목표도 분명해졌다. 울산 현대가 선두를 독주하고, 유난히 중위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한 가닥 ‘역전 우승’의 희망을 이어가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와 파이널A(1~6위) 진입을 노리는 대전하나시티즌이 2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27라운드에서 맞붙었다.

긴장 가득한 90분은 치열했고, 결과 또한 인상적이었다. 포항이 극적인 4-3 승리로 13승10무4패, 승점 49로 2위 굳히기에 돌입했다. 3-3으로 팽팽하던 종료 직전, 유럽무대를 경험하고 돌아온 ‘성골 유스’ 홍윤상의 결승포로 웃었다. 대전하나는 0-3으로 뒤진 후반 막판 티아고의 해트트릭으로 맹반격했지만 고질인 뒷심 부족으로 7위(9승9무9패·승점 36)에 머물렀다.

균형은 전반 41분 깨졌다. 포항 완델손이 길게 넘긴 볼을 제카가 헤더골로 연결했다. 크로스바를 맞고 떨어진 공이 골라인을 통과했는데, 최근 골대 불운에 시달려온 포항 벤치는 공의 마지막 궤적까지 확인한 뒤에야 웃을 수 있었다. 제카는 멈추지 않았다. 후반 6분 윙포워드로 출격한 주장 김승대가 측면에서 띄운 볼에 머리를 갖다대 추가골로 연결했다.

후반 31분에는 김승대가 상대 문전 왼쪽으로 흐른 볼을 침착한 슛으로 직접 골맛을 봤다. 여기에 독일~오스트리아에서 돌아온 홍윤상이 데뷔전에서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다. 홍윤상은 “팀이 원하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겠다. 계속 성장할 것”이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김기동 포항 감독은 킥오프를 앞두고 역전 우승에 대한 속내를 전했다. 이미 승점 60을 쌓은 울산을 밀어내기가 쉽지 않다고 인정하면서도 “경기력은 만족한다”고 칭찬했다. 고유의 기조를 지키며 전진하면 불가능은 없다고 본다.

포항이 항상 아쉽게 여긴 부분이 2% 부족해보인 화력이다. 승리를 부르는 것은 결국 득점이다. 다행히 제카의 8월 첫 득점이자 시즌 6·7호골, 김승대의 3호골(6도움)이 적절할 때 터졌다. “아직 기대에 못 미친다”고 걱정하면서도 과감하게 홍윤상에게 기회를 부여한 승부수까지 통했다. 측면 수비수 박승욱이 부상으로 빠진 직후 어수선한 가운데 3-3 동점을 허용한 장면은 아쉽지만 모처럼의 골 퍼레이드와 카드 적중까지 포항은 이길 자격이 있었다.

포항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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