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하면 어혈 및 편타성 손상…초보운전자 위한 건강상식

입력 2023-09-10 13: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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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훈 병원장

-20대 렌터카 사고율 1위, 올바른 운전 건강도 도움
-안산자생한방병원 “운전시 각종 근골격계 통증 주의”
운전면허를 따고 운전을 시작해 얼마 지나지 않으면 차를 모는 재미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운전이 익숙하다는 이른다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 이때 잘못된 운전 습관이 들면 사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도로교통공단의 휴가철 렌터카 사고 분석에 따르면 자차 보유율이 낮고 운전 경험이 적은 20대 운전자들의 교통사고율이 제일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는 차량에 대한 이해와 올바른 운전 습관만으로도 상당 부분 방지 가능하다. 초보 시절부터 건강한 운전 습관을 들인다면 앞으로의 사고 위험뿐만 아니라 운전 중에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질환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안산자생한방병원 박종훈 병원장의 도움말로 건강한 안전운전을 위한 4가지 팁을 정리했다.

●비스듬한 자세로 한 손 운전, 부정렬증후군 위험

처음 운전을 배울 때 꼭 기억해야 하는 시간이 있다. 바로 10시10분과 9시15분 방향에 맞춰 운전대를 양손으로 잡고 운전하는 것이다. 하지만 운전에 익숙해지기 시작한 이후 어느 순간부터 콘솔 박스나 창문에 기댄 채 비스듬한 자세로 앉아 한 손 운전하는 경우가 많다.

비스듬한 자세로 앉거나 몸을 한 쪽으로 치우쳐 운전을 하면 신체의 좌우 균형을 흐트러뜨려 부정렬증후군의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부정렬증후군은 근골격계 통증뿐만 아니라 소화불량과 같은 내과적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걸음걸이가 틀어지거나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 척추측만증(척추옆굽음증), 골관절염, 만성요통 등의 원인이 된다.

의자에 올바르게 앉는 습관만큼 운전 자세도 중요하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팔을 앞으로 뻗었을 때 손목이 운전대 상단 정중앙에 닿을 정도로 엉덩이와 허리를 좌석에 최대한 밀착시키고 등받이를 100~110도 사이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운전대를 잡은 팔은 완전히 펴는 것이 아닌 약간 구부려지게끔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급가속 급출발 급감속 ‘3급 운전’, 편타성 손상 유발

급가속, 급출발, 급감속을 묶어 ‘3급 운전’이라고 부른다. 운전면허시험에서도 감점의 원인이 되는 ‘3급 운전’은 초보운전자들이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다. 신체의 중요한 부위 중 하나인 경추(목뼈) 건강을 위해서도 3급 운전은 피하는 것이 좋다. 정지한 상태에서 갑자기 차량이 움직이거나 멈추면 목이 크게 흔들려 경추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생한방병원에서 교통사고 환자 85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사고 후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로 목(81%)이 가장 많았다.

특히 급정지 상황에서 목이 격하게 흔들리면 경추가 채찍처럼 앞뒤로 과신전, 과굴곡돼 ‘편타성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경추의 연, 골부조직에 미세한 손상을 입힐 수 있는데 엑스레이(X-Ray),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검진장비를 통해서도 확인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치료 및 관리에 어려움이 생기기도 한다. 다른 부위로 손상이 퍼지거나 두통, 메스꺼움 등 다양한 질환으로도 악화할 수 있기에 특별한 외상이 없어도 병원에 서둘러 방문하는 것이 좋다. 3급 운전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다리 위치가 중요하다. 운전대의 갑작스러운 움직임을 방지하기 위해 무릎이 운전대와 닿지 않도록 좌석 위치를 조절한 뒤, 엑셀과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 무릎이 살짝 구부려지는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방지턱 감속 안 하는 초보운전, 급성요통 주의

경험이 별로 없는 초보 운전자는 방지턱과 도로의 굴곡 등 고르지 못한 노면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차체에도 무리가 갈뿐더러 엉덩이와 꼬리뼈에도 마치 엉덩방아를 찧는 듯한 충격이 전달된다. 척추와 요추 주변 근육 및 인대에 충격을 줘 요추염좌, 허리디스크 등과 같은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일시적인 충격으로 인한 요통은 대부분 휴식과 찜질 등 자가 치료로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통증이 완화되지 않고 점차 심해진다면 손상 정도가 더욱 심할 수 있으니 서둘러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갑작스러운 충격으로 인해 척추 뼈와 뼈 사이에서 완충작용을 하는 디스크(추간판)가 손상되지는 않았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만약 강한 충격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정도의 급성요통이 발생한다면 한방치료법 중 하나인 동작침법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환부 주요 혈자리에 자침한 상태로 한의사의 지도에 따라 신체를 능동,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동작침법은 통증을 즉각적으로 완화하고 척추의 기능을 빠르게 회복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

●초보운전자 첫 교통사고, 방치하다 어혈 및 편타성 손상

교통사고는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초보운전자는 이때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자신의 건강 상태를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 큰 외상이 없어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는다면 부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는데, 특히 충격으로 인해 근골격계에 손상이 가게 되면 혈액이 정체되는 증상인 어혈(瘀血)을 비롯한 편타성 손상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사고 즉시 의료기관을 찾아 꼼꼼한 검사와 치료를 받는 것이 교통사고 후유증의 만성화를 예방한다.

교통사고 후유증 치료의 경우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침약침치료, 한약 처방 등 통합적 치료를 진행한다. 침치료는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해 통증을 감소시키며 약침치료는 한약 성분을 경혈에 직접 주입해 염증과 통증을 빠르게 해소하고 신경 회복을 촉진한다. 한약은 어혈을 제거하는 데 탁월하며 사고로 발생한 심리적, 내과적 증상까지 치료한다.

안산자생한방병원 박종훈 병원장은 “운전하다 보면 목, 허리 등 각종 근골격계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은데, 항상 자세나 운전 습관에 문제는 없는지 점검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스포츠동아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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