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빅리거 평가에 걸맞은 실력을 다시금 보여주고 있는 KT 강백호(왼쪽)와 MLB 거포 출신 NC 데이비슨. 스포츠동아DB
10일까지 강백호는 18개(공동 1위), 데이비슨은 17개(4위)로 홈런 레이스를 달궈왔다. 그런데 그 이상으로 눈길을 끄는 것은 이들이 펼치는 ‘타구의 질’ 경쟁이다. 타구의 질을 결정하는 요소들 중 하나인 속도가 특히 눈에 띈다. KBO 공식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강백호는 인플레이타구 평균 속도(시속 145.1㎞)와 시속 150㎞ 이상으로 정의하는 강한 타구 비율(48.6%), 데이비슨은 안타 평균 타구속도(155.4㎞)와 장타 평균 타구속도(161.2㎞) 1위다. MLB닷컴의 기록 전문 웹사이트 베이스볼 서번트 기준으로도 2명 모두 메이저리그(MLB) 중상위권 수준이다.
강백호는 차기 빅리거라는 평가에 걸맞은 실력을 다시금 보여주고 있다. 지난 2년간 부진했지만, 강백호는 지난해 3월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미국의 유력 야구잡지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평가한 국제 유망주 10명 중 7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국선수로 그보다 먼저 소개된 이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4위)뿐이었다. 이 매체는 “강백호는 강력한 스윙으로 매 투구를 깨부수는 타자”라며 “국제무대에서도 스트라이크존을 잘 파악하며 손과 눈의 반응이 빠른 데다 배트 스피드도 엄청나다. 수비가 1루로 제한적이어도 매우 흥미로운 유망주”고 평가했다. 올 시즌에는 홈런, 타점, 득점, 안타, 장타율 등 5개 부문에서 상위권을 달리며 명성을 재입증하는 한편 우익수는 물론 포수로도 수비력을 인정받고 있다.
경쟁자가 MLB 거포 출신 데이비슨이기에 더욱 흥미롭다. 데이비슨은 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절 2연속시즌 20홈런(2017년 26개·2018년 20개)도 기록했다. 일본프로야구(NPB)에선 어려움을 겪었지만, KBO리그에선 얼마든지 ‘역수출’ 주인공이 될 수 있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에릭 테임즈, 에릭 페디 등을 빅리그로 돌려보낸 경험이 있는 NC로서도 포트폴리오가 더욱 두꺼워질 일이다. 강인권 NC 감독은 “한편으론 시원섭섭해도 MLB에 돌아가 성공하는 사례가 늘수록 구단이 또 다른 좋은 선수를 영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다린 러프(전 삼성 라이온즈), 브룩스 레일리(전 롯데 자이언츠) 등 비슷한 연령대에 빅리그로 돌아간 사례도 많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