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5회말 2사 2루에서 KIA 선발 황동하가 호수비를 펼친 야수를 향해 모자를 벗어 고마워하고 있다. 수원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연봉 3500만 원 선수가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KIA 타이거즈의 올해 정규시즌 우승의 숨은 주역 중 한 명은 단연 우완 황동하(22)다. 시즌 초 대체 선발로 선발진에 합류한 그는 9월까지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올해 24경기에서 5승6패 평균자책점 4.39의 성적을 남겼다.
KIA는 시즌 초 선발진 운영에 대위기를 맞았다. 좌완 이의리가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한 데 이어 외국인 투수인 윌 크로우(30)까지 역시 팔꿈치 부상으로 즉시 전력에서 제외됐다. 순식간에 두 명의 선발투수를 잃은 KIA는 급히 대체 선발을 구해 빈자리를 메워야 했다. 이 상황에서 팀 긴급 소방수로 나선 게 바로 황동하였다.
황동하는 대체 선발로 처음 나선 4월 27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선 3.2이닝 5실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첫 대체 선발 보직의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던 모습. 그러나 5월부터는 바로 알토란같은 활약으로 팀 선발진에 큰 힘을 보탰다. 그는 5경기(26이닝)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3.81을 기록해 제 몫을 다 했다.
풀타임 선발 경험이 없던 그는 여름 싸움이 시작된 6~7월엔 기복 있는 투구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8월 들어 5경기에서 다시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해 팀 마운드에 ‘계산’이 서는 운영을 안겼다. 9월 두 경기에선 1승무패 평균자책점 0.90을 마크하기도 했다.
황동하가 팀에 가장 크게 이바지한 부분은 역시 선발로서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돌았다는 점이다. 그가 올해 선발로 나선 경기는 무려 20경기. 팀 투수 중에선 양현종(28경기 선발등판)과 제임스 네일(26경기 선발등판)에 이어 가장 많은 선발등판을 소화했다. 이 과정에서 평균자책점도 4.39를 찍는 등 준수한 개인 지표까지 남겼다.
황동하는 향후 한국시리즈(KS) 무대에서도 요긴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KIA는 턱관절 부상에서 회복 중인 네일의 컨디션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네일이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없다면, 황동하는 다시 한번 긴급 소방수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선발은 물론, 불펜으로도 긴 이닝을 던질 수 있기에 KIA에는 여러모로 매우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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