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비된 두 사령탑의 ‘열정과 냉정 사이’…냉철한 윤정환 감독의 승리 [현장리포트]

입력 2024-05-26 19: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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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냉정했던 강원FC가 원정길에서 활짝 웃었다.

강원은 26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대구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1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이로써 강원은 6승4무4패(승점 22)로 상위권을 유지했고, 3승5무6패(승점 14)의 대구는 중위권 도약에 실패했다.

강원은 올 시즌 돌풍의 팀이다. 지난 시즌 11위로 승강 플레이오프(PO)까지 떨어졌다가 간신히 생존에 성공했음에도 뚜렷한 팀 컬러로 선전 중이다. 올해 2년차를 맞은 윤정환 감독이 기치로 내건 ‘주도하는 축구’가 경기를 거듭할수록 완성도를 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직전 경기였던 19일 울산 HD와 홈경기에서는 1-0 승리로 이변을 연출하며 자신감을 한껏 높였다. 후반 20분 브라질 공격수 야고가 결승골로 디펜딩 챔피언을 침몰시켜 3경기 연속 무패행진에 앞장섰다.

이날 대구전을 앞두고 윤 감독은 “지난해는 어려움이 많았지만, 2년차가 되어서야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동시에 어린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으면서 팀 분위기도 많이 올라왔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동시에 방심을 경계했다. “좋은 분위기에도 진지하게 대구전을 준비했다. 이럴 때 풀어지면 안 된다”며 선수단에 냉정함을 강조했다.

대구 박창현 감독은 열정으로 응수했다. 올 시즌 초반 최원권 감독과 결별하고 박 감독을 선임한 대구는 11일 광주FC(홈·3-2 승)와 19일 FC서울(원정·2-1 승)을 상대로 시즌 첫 연승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이 기간 박용희(2골)와 정재상(1골)은 나란히 맹활약하며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박 감독은 강원전을 앞두고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어린 선수들이 잘하는 것을 더 잘하도록 사기를 올려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두 감독들의 상반된 철학은 경기장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대구는 박용희와 정재상을 양쪽 윙어에 배치해 과감한 돌파를 시도한 반면 강원은 침착하게 기회를 엿보며 대구의 빈틈을 노렸다. 기다림이 통했다. 후반 7분 김이석의 왼발 슛이 골망을 흔들며 강원이 앞섰다. 반격에 나선 대구는 후반 30분 장성원의 중거리포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최후의 승자는 강원이었다. 대구가 추가골을 위해 라인을 끌어올린 틈을 놓치지 않았다. 후반 46분 황문기의 오른발 슛이 승부를 결정했다. ‘시소게임’에도 동요하지 않았던 강원의 냉철함이 승리의 동력이 됐다.

대구 |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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