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선 징역 6년 구형.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연루돼 재판에 넘거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실형을 구형받았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 심리로 열린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 윤선 전 장관 등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게 징역 7년을, 조윤선 전 장관에게 징역 6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대통령과 비서실장 등 국가 최고 권력이 남용된 것으로 중대한 사안이다. 문화 예술계 지원배제 기준 또한 국가안전보장 등과는 무관한 이성적 국가에서 도저히 상정할 수 없는 기준이었다”며 “지원배제 과정 또한 합헌적 절차가 모두 생략됐다. 지원이 배제된 자에게 그 사유를 철저히 배제함으로써 합법적인 이의 제기를 사전에 완전히 봉쇄하는 치밀함도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대상자는 사실상 1만명 남짓 이르렀다. 사실상 생계와 직결되는 보조금 등 모든 지원이 무조건 배제됐다”며 “실행 방법 또한 비상식적이고 폭력적이었다”고 덧붙였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성 전 장관 등은 정부와 뜻이 다른 문화예술인들 및 단체에 보조금을 지급되지 않도록 하는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작성하고 이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장관은 책임은 통감하지만, 범행에는 관여하지 않았고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김 전 비서실장은 피고인신문에서 “사약을 받으라고 독배를 들이밀면 깨끗이 마시고 끝내겠다”라면서도 “문화계 블랙리스트는 명단을 본 적도 없고, 전혀 알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조윤선 전 장관은 피고인신문에서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를 알았다면 당장 중단했을 것이다. 보고받은 바도 지시한 적도 없다”면서 눈물을 흘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장관과 함께 기소된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징역 6년, 김소영 전 문체비서관은 징역 3년을 구형받았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조윤선 징역 6년 구형’ 동아일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