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영애 작가 개인전 ‘곁에 닿다’ 포스터. 사진제공 ㅣ 권영애 작가실
여덟 번째 개인전 〈결에 닿다_Reaching the Grain〉
한국 전통 재료인 삼베와 옻칠을 결합한 독자적인 회화 세계로 주목받아온 권영애 작가(64)가 오는 11월 18일부터 23일까지, 안동문화예술의전당 3층 갤러리에서 여덟 번째 개인전 〈결에 닿다_Reaching the Grain〉을 개최한다.이번 전시는 작가가 수년간 탐구해온 옻칠 회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자리로, 내면의 사유와 존재의 흔적을 담은 최근 신작 40여 점이 공개된다. 삼베 위에 수십 차례 옻칠을 올리는 과정은 단순한 재료 실험을 넘어 시간과 생명의 결을 쌓아가는 수행의 예술로 확장된다.
권영애의 작품은 한국적인 재료의 본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삼베의 거친 질감은 농촌의 정서와 여성의 손끝에서 이어온 생명의 상징이며, 옻칠의 깊고 투명한 색감은 그 위에 덧입혀진 시간의 층위와 내면의 정화를 표현한다.
작가는 “삼베는 오래된 노래이며, 어머니의 손끝에서 시작된 생명의 호흡”이라고 말한다. 그는 삼베 위에 옻을 칠하고, 또다시 갈아내며 덧입히는 반복의 과정 속에서 존재의 상처와 슬픔이 정화되는 경험을 체화한다. 이러한 행위는 단순한 회화 기법을 넘어, “삶의 결을 닦아내는 수행이자 예술적 치유”로 이어진다.
“여인의 약함이 아니라, 생명을 품고 일어서는 강인한 에너지를 그리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의 작품에는 여성성과 생명력, 그리고 인내가 녹아 있다. 겹겹이 쌓인 옻칠의 층은 빛을 머금고 변주하며, 관람자에게 깊은 몰입과 평온을 전한다.
〈결에 닿다〉라는 제목은 작가가 오랜 시간 탐색해온 ‘결(結)’의 철학을 함축한다. 삼베의 물리적 결, 인간의 내면적 결, 그리고 삶의 윤리적 결이 서로 겹쳐지며 하나의 예술적 언어로 구현된다. 권 작가에게 있어 결은 단순한 표면의 질감이 아니라, 존재와 시간, 기억을 잇는 본질적 흐름이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은 붓질보다 더 깊은 ‘스며듦’의 미학을 보여준다. 옻의 천연광택이 공간의 빛과 맞물리며 시시각각 다른 표정을 만들어내고, 이는 곧 ‘빛으로 존재하는 색’이라는 작가의 조형철학을 드러낸다.
경북 안동 출신인 권영애 작가는 공직생활 40여 년을 마친 뒤, 제2의 인생을 예술에 헌신하고 있다.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한국화와 옻칠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업으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왔다.

권영애 작가
그는 지금까지 총 8회의 개인전과 11회의 국내외 아트페어, 다수의 기획 단체전을 통해 꾸준히 작품세계를 확장해왔다. 특히 제42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비구상 부문 대상, 나혜석 미술대전 수상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1년에는 대한민국 녹조근정훈장을 수훈했다.
현재는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동 중이며, (사)한국미술협회, 방위사업청, ㈜맥스교육, 진진시스템(주) 등 다양한 기관과 전문 컬렉터들에게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또한 밀알학교에서 NS한국화반 회화를 지도하며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권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전통 재료의 미학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내년에는 뉴욕 개인전과 LA아트페어 참가, 그리고 해외 문화기관 초청전을 계획하고 있다. 옻칠 회화가 가진 고유의 물성과 명상의 깊이가 국제무대에서 어떤 울림을 낼지 기대를 모은다.
그는 현재 옻칠회화의 철학과 창작 과정을 담은 저서를 집필 중이다. 책에는 삼베와 옻의 관계, 예술과 삶의 결, 그리고 ‘치유로서의 회화’에 대한 성찰이 담길 예정이다.
〈결에 닿다〉는 단지 한 작가의 전시를 넘어, 전통과 현대, 물성과 정신의 만남을 사유하게 하는 예술적 제안이다. 권영애의 작품은 삼베의 숨결과 옻의 깊은 색이 만나 생명의 순환을 노래하며, 관람자에게 ‘본질에 닿는 예술’의 의미를 되묻게 한다.
전시는 11월 18일부터 23일까지, 안동문화예술의전당 3층 갤러리에서 진행되며, 작가의 옻칠회화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안동 ㅣ나영조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나영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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