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대형 도로사업 첫 삽, 예산·채무 관리에 ‘빨간불’

●1,703억 투입 도로 공사 시작, 충남도의 4배 늘어난 실질채무 ‘경계’

충남도가 계룡·논산 주민들의 20년 숙원 사업인 ‘두마-노성 지방도 확포장공사’의 착공식을 30일 계룡시 종합운동장에서 개최했다(충남도청 전경). 사진제공｜충남도

충남도가 계룡·논산 주민들의 20년 숙원 사업인 ‘두마-노성 지방도 확포장공사’의 착공식을 30일 계룡시 종합운동장에서 개최했다. 김태흠 충남지사, 이응우 계룡시장, 백성현 논산시장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도는 2030년까지 총 1,703억 원을 투입해 지방도 645호선 9.23㎞ 구간을 왕복 2차로로 신설·개량한다고 밝혔다.

도로가 개통되면 이동 거리는 기존 24㎞에서 9.23㎞로 줄고, 소요 시간도 28분에서 9분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충남도는 이를 계룡과 논산을 잇는 핵심 교통축으로 평가하며, 양 지역의 인적·물적 교류와 국방산업·군문화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업은 1,000억 원이 넘는 대형 공사임에도 예산 부족과 조달청 의뢰 방식 등 제약으로 20년간 착공이 지연됐다는 점에서 문제점이 지적된다. 도는 2023년부터 ‘기술제안 입찰’ 방식을 도입해 조달청 의뢰 없이 자체 추진했다고 설명했지만, 막대한 사업비를 자체 예산으로 감당하는 과정에서 재정 부담이 과중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충남도의 실질채무는 2020년 5,099억 원에서 올해 1조 9,917억 원으로 약 4배 급증했다. 지방채 발행액도 2022년 2,353억 원에서 올해 5,787억 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대형 공공사업과 채무 급증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향후 재정 건전성에 심각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도로 사업은 향후 7년 동안 단계별 예산 집행과 일정 관리가 필수적이지만, 도는 구체적 관리 방안과 위험 관리 계획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고 있어 추가적인 논란이 예상된다.

김 지사는 착공식에서 “교통망 확충으로 주민 불편 해소와 지역 협력 강화에 힘쓰겠다”고 밝혔으나, 재정 부담과 사업 추진의 불투명성을 둘러싼 일각의 비판은 지속될 전망이다.

충남도는 계획된 일정과 예산 집행을 철저히 관리해 주민 숙원 사업을 완공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일각에서는 “장기적인 재정 부담과 사업 리스크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충남｜장관섭 기자 localcb@donga.com


장관섭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