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이라는 처방전, 아삼에 피어나다”… 국제종교연합, 국경·종교 넘은 인술

종교 연합으로 평화·인류애 실천
힌두교 주민들 “기적은 멀지 않았다”

지난 11월 4일 불교, 기독교, 천주교 지도자들로 구성된 국제종교연합과 국제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의 의료진이 인도 동북부 아삼주 의료봉사를 나선 가운데 관꼐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국제종교연합)

“인술은 국경을 가리지 않습니다. 우리가 나누는 건 약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입니다.”

지난 11월 4일 불교, 기독교, 천주교 지도자들로 구성된 국제종교연합과 국제의료봉사단체 ‘그린닥터스’의 의료진이 인도 동북부 아삼주 의료봉사에 나선 가운데 국제종교연합 정여 이사장은 의료 봉사를 시작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인도 동북부 아삼주의 한 초등학교 운동장이 하루아침에 병원으로 변했다. 이날 미스미아띠 초등학교에 모인 힌두교 주민들은 붉은 사리와 전통 복장을 차려입고 의료봉사단을 맞이했다. 종교와 국경을 넘어선 협력의 장을 만들어진 것.

이날 봉사단은 백내장 진료, 안과 검진, 상처 치료, 기본 의약품 배부 등을 통해 약 200명의 인도 주민들에게 의료 혜택을 제공했다.

그린닥터스 정근 이사장은 현장에서 흐릿한 시력으로 어려움을 겪던 주민들에게 검안을 직접 시행했다. 그는 “시력을 되찾는 건 세상을 다시 여는 일”이라며, 먼지와 자외선이 강한 지역 특성상 안과 질환이 많다고 덧붙였다. 돋보기와 안약을 받아든 한 노인은 “손주의 얼굴이 처음으로 또렷이 보인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약품 배부를 맡은 임영문 목사(부산 평화교회 담임목사)는 “약 하나, 손길 하나가 이곳 사람들에겐 기적과 같다”며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천주교 신요안 신부(부산 안락성당 주임신부)는 “이곳에서 우리가 되레 배우고, 치유받고 있습니다. 사랑과 나눔은 신앙의 완성입니다”라고 말했다.

불교 정오 스님(범어사 주지스님)은 주민들과 함께 손 씻기 교육, 올바른 허리 운동 시범을 펼치며 “몸을 바르게 하는 것이 마음 수양의 첫걸음입니다”라고 조용히 전했다.

이번 봉사는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지속적인 지원을 위한 출발점이다. 정여 이사장은 “정기적인 의약품 지원과 백내장 수술 연계, 지역 건강 교육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추후 한국어 교실, 도서관 설립 등 교육·문화교류도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제종교연합은 미스미아띠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가방, 신발, 학용품 등 200세트를 전달했다. 새 신발을 품에 안고 뛰놀던 아이들은 “땡큐”를 외치며 환하게 웃었다.

그날 저녁, 주민들과 함께한 간소한 식사 자리에는 따뜻한 연대의 분위기가 흘렀다. 정여 이사장은 “이곳 아이들이 내일을 조금 더 편안하게 맞이한다면 우리의 오늘은 충분합니다”라고 말했다.

부산 | 김태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b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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