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 규제의 벽 낮춰 기업 성장 뒷받침…현장 중심 규제혁신 본격화

안양시 공무원들이 규제혁신 적극행정 워크숍 시작에 앞서 시청 본관 로비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안양시

신기술 확산과 산업환경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기업들이 새로운 기술을 사업화하고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복잡한 규제와 제도적 한계에 직면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안양시가 이러한 현실에 대응해 현장 중심의 규제혁신과 기업 지원에 적극 나서며 주목받고 있다.

안양시는 관내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인 산업 구조를 감안해, 신기술 기반 벤처·중소기업이 중앙정부 규제로 인해 시장 진입 단계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행정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규제 개선을 통해 기업의 초기 진입 장벽을 낮추고, 실질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찾아가는 규제신고센터…기업 애로 직접 발굴

안양시는 2017년부터 ‘찾아가는 규제신고센터’를 상시 운영하며 기업 현장을 직접 찾아 규제 관련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기업이 모이는 행사에 상담 부스를 설치하거나 기업을 직접 방문해 규제 애로를 발굴하고, 기업인과 유관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규제개선 간담회와 토론회를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기업 방문 이후에도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가며, 규제가 실제로 개선될 때까지 행정적 지원을 이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에만 총 42회의 찾아가는 규제신고센터를 운영해 다수의 규제를 발굴하고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개발 의약품 주입펌프의 시장 진입 문제와 카페인 등 식품 기피성분 표기 개선 등 전국적인 파급효과를 낳은 규제 개선 사례도 발굴됐다. 안양시는 이 과정에서 타 지자체와 기업, 분야별 전문가가 참여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 규제 사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또 올해 기업 관련 자치법규 규제를 집중 정비해, 민간위탁 계약 체결 시 요구되던 공증 의무 조항을 삭제하는 등 기업의 비용 부담과 행정 절차를 대폭 완화했다.

●규제샌드박스 밀착 지원…신기술 시장 진입 가속

안양시는 2020년부터 전국 기초지자체 최초로 ‘규제샌드박스’ 과정을 밀착 지원하며 기업의 혁신 기술이 시장에 조기 진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규제샌드박스 제도는 혁신 제품과 서비스의 시장 진입을 위해 현행 법령 규제를 한시적으로 면제하거나 유예하는 제도지만, 절차가 복잡하고 승인까지 장기간이 소요돼 중소기업이 단독으로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컸다.

이에 안양시는 규제샌드박스 활용을 희망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신청 단계부터 승인까지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변호사·변리사 등 전문가를 연계해 신청서 작성과 법률 검토, 시장 조사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스마트 자동심장충격기, 부동산 매물광고 양방향 디지털사이니지, 맨홀 충격방지구 실증 등 4개 사업의 시장 진입을 뒷받침했다.

●규제혁신 공모전으로 ‘그림자 규제’ 해소

안양시는 현장에서 체감되는 규제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2023년부터 시민과 공무원이 함께 참여하는 ‘규제혁신 공모전’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이른바 ‘그림자 규제’ 개선에 힘쓰고 있다.

공모전에서 제안된 ‘공장 등록취소 절차 간소화’ 과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올해 5월 수용 의견을 밝히며 제도 개선 검토에 착수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현재는 공장 폐업 신고와 공장 등록 취소 절차의 연계성을 높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아울러 규제혁신에 적극적으로 나선 공무원에게는 실적 가점과 성과상여금, 포상휴가 등을 제공해 동기를 부여하고, 적극행정 인센티브 제도와 연계해 조직 내 규제혁신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있다.

●우수기업 인센티브·금융·판로 지원 확대

안양시는 규제 개선과 함께 제도적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관내 기업을 우수기업으로 선정해 중소기업 육성자금 융자 이차보전 우대, 지방세 세무조사 유예, 시 기업지원 사업 참여 우대, 공영주차장 요금 감면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누리호 4차 발사에 참여한 단암시스템즈를 포함한 관내 기업 8곳을 우수기업으로 선정했으며, 내년에는 10곳을 추가 선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육성자금 융자 이자차액 지원, 판로 개척, 기술개발 비용 지원, 기업 간 교류 지원 등도 지속 추진한다.

내년부터는 금융기관과 협력해 관내 창업기업의 설비투자에 대한 추가 금리 감면을 추진하는 등 금융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다.

●규제 전 과정 관리체계 구축 추진

안양시는 내년부터 보다 체계적인 규제혁신을 위해 조례 개정을 추진한다. 기존 ‘안양시 규제개혁위원회 설치 및 운영 조례’를 ‘안양시 행정규제 정비 및 운영 조례’로 전부 개정해, 규제의 등록부터 영향 분석, 심사까지 규제혁신 전 과정을 포괄하는 관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행정규제 관리의 일관성과 실효성을 높이고, 시민과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앞으로도 규제 혁신과 다양한 기업 지원 정책을 통해 기업하기 좋은 도시, 기업의 창의와 기술이 자유롭게 성장하는 도시 안양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경기｜김영근 기자 localcb@donga.com


김영근 기자